평화·생태·예술이 공존하는 청보리 책방으로 오세요
평화·생태·예술이 공존하는 청보리 책방으로 오세요
  • 경남일보
  • 승인 2020.06.24 14:3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요즘 핫한 카페 같은 ‘책방’
일상의 소중한 책들 가득

토마스 린치의 ‘살갗 아래’ 책에서 폐의 의미를 “일상의 고됨을 내뱉고 아름다움을 채우는 일”이라 했다. 책방도 그런 의미에서 몸의 기능 중 폐의 의미에 가깝다. 맑은 폐로 숨쉬는 곳이 책방이겠다.

인연인가? 필연인가? 끌림인가? 책방으로 떠난 소소한 여행은 그렇게 5년이 넘었다. 그것도 경남의 책방에서 나름 책방지기의 뚜렷한 공간 이야기는 곳곳의 책 문화가 흐르는 향기를 뿌렸다. 작은 기억의 편린(片鱗)들이 스친다. 그런 향기로움을 오늘도 찾아가 보았다. 창원 가로수길의 메타세콰이아가 힘차게 뻗어 진한 초록의 푸르름을 더했다. 그늘이 만든 산책길에서 다정하게 걸어가는 여인들이 마냥 부럽기만 하다.

그 가로수길이 끝나는 지점에 청보리 책방이 있다. 향긋하고 싱그러운 식물들이 먼저 눈에 들어온다. 요즘 핫한 카페에 온 듯한 온화함이 입구부터 풍겼다.

하지만 ‘일상을 아름답게 여유로이 #책, 음악, 차, 어울림’이라는 문구를 보면 알 수 있듯이 책방이라는 느낌을 주었다. 꼬마평화도서관, 뮤직 파라디소, 지혜 마실 협동조합이 적힌 곳이라 궁금함을 키웠다. 아마도 이곳의 상징과 같은 의미겠다는 단정을 지어 보았다.

넓지 않았지만 책방과 도서관, 카페가 공존한다는 것이 특이한 점이었다. 잔잔한 클래식 음악이 흘러나오는 책방에는 평화, 생태, 예술 관련 주제의 도서가 진열돼 있었다. 여기에 약간의 건축과 독서, 인문학, 감정 관련 등 일상에 소중한 것들의 책이 채워졌다.

책 구입은 책방 주인이 좋아하는 보리, 샘터, 녹색평론 출판사에 나온 책들을 먼저 구입하는 것이 이 책방만의 가진 책 구입의 특권이다.

정기적으로 보는 간행물도 눈에 띈다. 녹색평론, 행복이 가득한 집, 샘터 등은 우리가 살아가는 다양한 메시지를 전달하기에, 책방지기는 늘 공부하는 마음으로 꾸준히 보고 있는 것 같다.

평화도서관에도 작지만 ‘평화’와 관련된 많은 그림책들이 알차게 비치돼 있었다. 책은 주인장이 소장한 것 외에 친구나 지인, 평화도서관에서 기증한 도서로 담겼다.

소소한 일상을 나누고 아름다움을 발견하고 삶의 여유로움을 찾는 사람들이 모이는 공간이다. 도서관의 책은 무료로 대출하며 대출기간은 딱히 정해지지 않았다고 한다.

혼자만의 시간을 즐길 수 있는 소박한 공간도 좋았다. 특히 비 오는 날에는 그 분위기가 더욱 좋아 취할 정도라고 한다. 주인장의 취향의 LP판, CD 등이 놓여 클래식 음악을 감상할 수 있는 공간도 돋보인다. 우연히 책방이 만들어지지는 않았다.

최미숙(56) 대표는 책이 좋아서 출판사에서 몇 년간 일했고 마을도서관과 자녀가 다니는 학교도서관에서 12년 넘게 봉사했었다. 인문학 협동조합, 지혜 마실 협동조합 등 우애의 경제학, 나눔의 박애 정신으로 빚은 시민운동 활동가 참여로 오랜 세월 다져져 있었다.

꼬마평화도서관의 살림살이를 꾸준히 실어 평화 풀씨 뿌리기에 앞장서고 있는 잡지 ‘개똥이네 놀이터’의 열혈독자로 평화라는 말이 너무 좋아 내 마음속에 늘 도서관이 자리 잡고 있었다고 한다. 관장이면서 책방지기, 바이올리니스트 등이 최 대표의 직책이다. 꼬마 평화도서관은 작년 12월 21일 36번째로 책방에 둥지를 틀었다.

최 대표와 보리출판사는 떼어야 뗄 수 없는 관계다. 책방 이름도 여기서 모토가 되었다. ‘개똥이네 놀이터’와 ‘개똥이네 집’ 그리고 우리 아이들이 어려서부터 보고 자란 달팽이 동화, 젊은 제 지침이 되어 준 헬렌 니어링의 ‘아름다운 삶, 사랑 그리고 마무리’ 다 보리출판사에서 만든 책에서 영감을 받았다.

청보리 중 어린 보리는 편안하고 기특한 작물이다. 이런 아이처럼 키우고 싶은 마음에서 지었다. 최 대표는 요즘 관심 있는 주제로 컬러링과 클래식 감상으로 책과 연결하는 일이다. 몸의 감각을 동원해 책에서 배우고 내 안의 숨은 꿈을 찾아가는 드림캐처 컬러링, 소리, 색깔, 필사로 통한 본인만의 컬러로 칠하다 보면 마음을 읽고 치유하는 공간으로 만들고 싶다고 했다.

“대학생도 찾아오고 교사 몇 분도 찾아와 큰 서점보다 책은 많지 않지만 관심있는 주제의 책들을 보니 반가웠다는 반응이 많았어요, 어떤 분은 책 놀이터라는 표현 해 놀라웠고 그중 몇 분들과 인연이 되어 책모임을 하고 있어 좋아요”

책모임도 꾸준히 운영하고 있었다. 녹색평론선집 공독은 7명이 지속적으로 격주로 하고 있으며 6월에는 책으로 컬러링, 그림책 속 세상 보기 책모임을 모집하고 있다.

‘영화와 함께하는 클래식 이야기’ 강좌도 6월에 심광도 뮤직 파라디소 대표를 모시고 진행할 예정이다.

지난 5월 30일(토)에는 변택주 시인이 찾아와 법정스님 눈길, 숨결이라는 책의 주제로 북 콘서트도 열었다. 3개의 공간이 공존하는 책방이라 처음에는 신기했지만 들여다보니 주인장의 삶이 녹아있는 곳이었다. 책방은 창원의 가로수길 어느 주택의 골목(남산교회 근처)에서 1년 내내 청보리가 넘실대면 손님을 기다리고 있다.

/강상도 시민기자

※이 기사는 경상남도 지역신문발전지원사업 보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온화한 빛으로 불 밝힌 청보리책방.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