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인사 지킨 김영환 장군 군사기록물 문화재 등록
해인사 지킨 김영환 장군 군사기록물 문화재 등록
  • 정희성
  • 승인 2020.06.24 1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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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주출신 작곡가 고 이상근 친필 악보도
문화재청 “역사·사료적 가치 있다” 평가

6·25 전쟁 당시 무장공비가 잠입한 해인사 폭격을 거부해 소중한 문화유산을 지킨 고(故) 김영환(1921~1954년) 장군이 이끈 공군 제10전투비행단 관련 군사기록물과 진주 출신의 고(故) 이상근(1922~2000년) 작곡가가 칸타타(성악곡) 형식으로 작곡한 ‘보병과 더불어’ 작품(친필악보)이 국가등록문화재로 등록된다.

문화재청은 6·25 전쟁 70주년을 맞아 전쟁 문화유산 5건을 발굴해 문화재로 등록하거나 등록 예고한다고 24일 밝혔다.

문화재로 등록 예고된 6·25 전쟁 군사기록물(공군 전투비행단)은 전쟁 당시 공군 제10전투비행단과 관련된 유물로 제10전투비행단 종합보고서·비행기록 수첩, 출격 표시 작전지도·제10비 군사일지·조종사 출격일지·김영환 장군 명패 등 6건 8점이다.

이중 ‘제10전투비행단 종합보고서’는 비행단의 작전·정보·교육·기상 등 작전 요소를 망라해 도면과 문서로 정리한 유물이다. 한국군과 북한군의 상황을 알 수 있는 자료이며 고 김영환 장군 명패는 초대 제10전투비행전대장 시기 초대 제10전투비행전대장 시기(1951년 8~11월) 조종사 일동이 제작한 것이다.

김영환 장군은 1951년 비행전대장 재직 당시 무장공비가 침입한 해인사를 폭격하라는 명령을 받았지만 ‘숲이 짙어 적을 판별할 수 없다’는 이유를 들어 폭격을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렸다.

김 장군의 선택으로 해인사의 장경판전과 팔만대장경은 후일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과 기록유산으로 등재되는 등 온전하게 유지될 수 있었다. 해인사는 그를 기리기 위해 ‘김영환 장군 팔만대장경 수호공적비’를 세우고 매년 추모제를 거행하고 있다.

김영환 장군은 또 공군의 상징인 ‘빨간마후라’를 창안한 공군 문화의 창시자로 영화 ‘빨간 마후라’의 실제 주인공이기도 하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해당 유물들은 6·25전쟁 당시 공군의 작전수행 상황을 알 수 있는 자료로서 희귀하며 역사·사료적 가치를 지닌다”고 평가했다. 해당 기록물은 현재 충북 청주시에 있는 공군박물관에 전시돼 있다.

진주출신의 유명 작곡가인 이상근(1922∼2000년)씨의 친필악보인 ‘보병과 더불어’도 국가등록문화재로 지정 예고됐다.

‘보병과 더불어’ 악보는 6·25 전쟁 당시 마산(현 창원시)으로 피난 왔던 이상근 작곡가가 종군 작가로 참전한 청마 유치환 시인의 전쟁시집 ‘전쟁과 더불어’를 토대로 1952년에 관현악과 합창이 함께하는 칸타타 형식으로 작곡한 작품이다.

이 악보는 4악장으로 1악장(전진), 2악장(전우에게), 3악장(1950년 X마스에 부치다), 4악장(결의) 등으로 구성(기승전결 형식)됐다.

‘보병과 더불어’ 악보는 현재 진주청동기문화박물관에 보관돼 있다. 해당 유물은 전쟁을 직접 경험하고 그 경험을 작품으로 완성해 전쟁 당시를 사실적으로 표현하고 있어 역사적 가치를 지닌다.

등록 예고된 문화재 등은 30일간 각계 의견을 수렴한 뒤 문화재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최종 지정·등록될 예정이다.

한편 전쟁 문화유산 5건은 6·25 전쟁 군사 기록물(공군 전투비행단)과 ‘보병과 더불어’ 악보를 비롯해 ‘6·25 전쟁 군사 기록물(육군)’, ‘근대기 진전 봉안 어진’, ‘인천 팔미도 등대’ 등이다.

정희성기자

김영환 장군이 이끈 공군전투비행단 조종사 출격 일지. 사진제공=문화재청
진주출신 이상근 작곡의 '보병과 더불어' 악보표지. 사진제공=진주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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