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도시 거버넌스의 재정립
혁신도시 거버넌스의 재정립
  • 경남일보
  • 승인 2020.06.25 16:3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윤창술 (경남과기대 교수)
세계에서 가장 살고 싶은 도시 가운데 하나로 늘 선정되는 덴마크의 코펜하겐은 우리나라 혁신도시 발전의 롤모델로 삼기에 충분하다. 특히 코펜하겐이 저출산·고령화 시대에 젊은 아빠와 엄마를 사로잡기 위해 새롭게 추진한 프로젝트가 아동과 학생 및 학부모를 위한 ‘원스톱센터’이다. 교육은 물론 문화 인프라까지 갖춘 시설을 구축한 코펜하겐의 원스톱센터는 도시 발전의 상징물이 되었다. 경남진주혁신도시에 들어설 예정인 복합문화도서관이 바로 그러한 원스톱센터에 해당한다.

LH와 경남도교육청, 진주시, 경남도가 공동으로 추진하는 약 500억원 규모의 대형프로젝트인 경남진주혁신도시의 복합문화도서관 건립이 롤러코스트를 타고 있다. 국토부와 국가균형발전위원회가 ‘혁신도시 시즌2’의 전국 주요 사례로 언급하며 건립을 지원해왔는데 교육부가 부결시키면서 머쓱하게 됐다. 더구나 지난해 11월 진주시는 행안부 중투위로부터 부지 제공을 승인받은 상태다. 예산 부담 주체가 다르긴 하지만 행안부와 교육부가 하나의 사업을 놓고 다른 판단을 내린 셈이다.

이런 지경까지 오게 된 원인은 중앙컨트롤타워가 제대로 작동하지 못한 탓이 크다. 중앙정부의 여러 부처가 유기적으로 소통하는 시스템만 제대로 작동되었어도 이런 사태는 발생하지 않았다. 혁신도시 조성에는 통상 중앙정부의 5, 6개 부처가 관여하고 있다. 그런데 중앙정부는 오로지 공공기관을 이전하는 데에만 집중하였기에, 각론에 있어서 중앙정부의 부처끼리도 조율이 안 된다는 지적이 시작 단계부터 대두되어 왔다. 필자는 일찍이 중앙정부가 최우선으로 해야 할 일은 혁신도시 관련 현안들을 제대로 컨트롤 할 수 있는 실질적인 기구를 정비하는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혁신도시 시즌2가 시작될 즈음인 2018년 2월에 대통령 직속 지역발전위원회와 한국일보가 공동 주최한 ‘경남진주혁신도시포럼’에 패널로 참여해서도 중앙컨트롤타워와 지방컨트롤타워가 제대로 재정비되어야 한다고 강조했었다. 그렇지만 그 이후 국토부는 10개 혁신도시별 ‘혁신도시 발전지원 센터’를 만들면서 오로지 지방컨트롤타워 구축에만 치중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물론 이를 통해 이전공공기관과 지자체간 내부의 유기적 협력을 지원하고 서로 이견을 보이는 부분에 대해 총괄조율하도록 하는 측면에서는 어느 정도 성과를 냈다. 하지만 재정분권 등 지방분권이 실현되지 않은 현 상태에서 그 역할은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부득이 중앙정부가 적극적으로 개입해야 하는데도 불구하고 어중간하게 손을 떼는 바람에 정작 중앙컨트롤타워는 여전히 제대로 작동되지 않고 있었던 것이다.

이번 4·15 총선 당시 여당의 공약대로라면 국가 균형발전을 위해 수도권 소재 공공기관이 지방으로 추가 이전될 예정이다. 1차 공공기관 이전만으로는 ‘지역성장거점’으로 성장하기에는 아직 부족한 혁신도시로서는 그 유치에 명운을 걸어야 한다. 만약 추가 이전이 성사된다면 인구 유입은 더 늘어날 수도 있는데, 이에 동반하여 교육·문화 등 각종 정주여건이 개선되지 않는다면 이 또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특히 가족 동반 이주 비율이 전국 10개 혁신도시 가운데 최하위권에 머물고 있는 경남진주혁신도시로서는 복합문화도서관의 착공이 하루빨리 실행되어야 한다. 이참에 정부 부처간 엇박자 논란을 잠재우기 위해 지금이라도 중앙정부는 ‘중앙컨트롤타워 거버넌스 재정립’을 통해 중앙정부가 더욱 강력하게 종합지원하는 체계를 갖춰야 한다. 지역성장거점인 혁신도시의 발전은 오로지 중앙정부와 여당의 의지에 달렸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윤창술 경남과기대 교수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경상남도 진주시 남강로 1065 경남일보사
  • 대표전화 : 055-751-1000
  • 팩스 : 055-757-1722
  • 법인명 : (주)경남일보
  • 제호 :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 등록번호 : 경남 가 00004
  • 등록일 : 1989-11-17
  • 발행일 : 1989-11-17
  • 발행인 : 고영진
  • 편집인 : 강동현
  • 고충처리인 : 최창민
  •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지원
  • 인터넷신문등록번호 : 경남, 아02576
  • 등록일자 : 2022년 12월13일
  • 발행·편집 : 고영진
  •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gnnews@gnnews.co.kr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