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종 차별 금지 교육
인종 차별 금지 교육
  • 경남일보
  • 승인 2020.06.29 1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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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형준 (진주동명고등학교 교장)
학교에서 가르치는 공부의 내용은 대체로 보편적이고 객관적으로 증명된 학설들을 대상으로 한다. 그 중에 차별에 대한 금지도 여러 과목에서 다루면서 실제로 학내에서 차별을 철저히 금지하고 있다. 그래서 정상적인 학교는 학생 개개인의 차이는 있을 지라도 차별은 존재하지 않는다. 이 차별의 대표적인 예에 인종차별(人種差別)이 있다.

인종차별은 인종적 편견에 의해 특정 인종에 대해 사회·경제적, 법적 불평등을 강제하는 일을 말한다. 1960년 3월 21일 남아프리카공화국 샤프빌에서 아파르트헤이트 체제 및 인종 차별에 반대하는 시위대를 학살한 유혈사태가 계기가 되어 1966년 유엔총회에서 3월 21일을 세계인종차별철폐의 날로 지정하기도 했다. 이럼에도 아직까지 인종차별은 여전한데 최근 세계적 이슈가 된 조지 P. 플로이드 사망 사건이 단적인 예다.

플로이드 사망 사건에서 촉발된 근자의 인종차별 반대운동은 집단의 광기를 느끼게 한다. 영국의 인종차별 반대 시위자들이 브리스톨에서 17세기 흑인노예상인이었던 에드워드 콜스톤 동상을 수장시켰고 처칠 동상 앞에서 시위했다. 미국에서는 콜롬버스 동상을 쓰러뜨렸고 제퍼슨 데이비스 대통령 동상도 철거했다. 프랑스에서는 티옹빌에 있는 콜베르 고등학교가 교명 주인공인 전설적인 콜베르 재상이 식민지 지배에 앞장섰다는 이유로 미국 인권운동가의 이름을 따서 로자 파크스 고등학교로 개칭하기로 했다고 하고, 벨기에 브뤼셀에서도 레오폴드 2세의 동상이 훼손되었다.

그런가하면 인종차별 논란을 빚은 불멸의 명작 영화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가 HBO맥스 콘텐츠에서 제외되었다가 지난 6월 24일 이 영화를 둘러싼 역사적 맥락을 설명하는 소개가 덧붙여진 상태에서 OTT 플랫폼으로 복귀했다. 이 영화의 삭제와 복귀 과정이 우리에게 시사(示唆)하는 바는 매우 크다. 즉 인종차별을 다루었다고 무조건 배척할 것이 아니라 그것 또한 우리의 역사였음을 인정하고 그 차별의 내용이 바람직하지 않았음을 가르쳐야할 것이다. 그래서 소모적 역사 파괴보다는 역사를 어떤 식으로 기억할 것이냐를 고민하는 게 중요하다. E. H. 카(Carr)도 ‘역사를 현재와 과거의 끊임없는 대화’라 했다.
 
문형준(진주동명고등학교 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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