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 위기, 지역경제가 무너진다
인구 위기, 지역경제가 무너진다
  • 경남일보
  • 승인 2020.06.29 1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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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석 (객원논설위원·경상대학교 교수)
통계청 ‘장래인구추계(2015-2065)’에 따르면 우리나라 총인구는 2015년 5100만명에서 2065년 4300만명으로 감소할 전망이다. 전체인구를 연령 순서로 나열할 때 한가운데 있는 사람의 연령(중위연령)도 2015년 40.9세에서 점차 높아져 2033년에는 총인구의 50%가 50세 이상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2015년 ‘인구주택조사’ 결과에서도 30년 후의 시점인 2045년의 고령화율은 35.6%로 주민 10명중 3.56명은 노인이라는 얘기다. 조사 시점인 2015년에도 시·군·구 단위에서는 경남 합천군, 경북 군위군, 의성군, 전남 고흥군 등 4개 지역이, 읍·면·동 단위에서는 632개 지역이 2045년 예상 고령화 수준을 이미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심지어 50년 후의 시점인 2065년 예상 고령화율 42.5%를 넘어선 지역도 읍·면·동에서 무려 224곳이나 된다.

영국 옥스퍼드대학 인구문제연구소의 데이비드 콜먼 교수는 최근 세계인구포럼에서 지구상에서 가장 먼저 소멸할 국가로 한국을 지목하면서 2750년에 대한민국이 사라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한국은 2018년 고령사회 진입, 2020년 베이비부머의 노인세대 진입, 2024년 초고령사회 진입 등 고령화 문제가 심각하다. 이런데도 고령화, 저출산에 따른 인구 구조 변화에 대한 관심과 대책은 미미한 수준이다. 지금 같은 초저출산율(0.92명)이 계속되면 사회를 지탱할 절대인구가 붕괴되고, 노인 인구 비율이 2050년 38.1%로 세계 최고가 된다.

정부가 브릿지 플랜 2020을 기반으로 지난 10여 년 동안 200조원에 가까운 재정을 투입했음에도 저출산 기조는 여전하다. 젊은이들에게 출산과 육아를 위한 환경을 만들어주는 근본적인 치유보다는 눈에 보이는 문제 해소에만 급급한 땜질식 처방에 그쳤기 때문이다.

노년인구의 증가속도는 지방에서 가속화되고 있다. 젊은이의 대도시 유출로 지방의 인구 감소 속도 역시 더욱 빨라지고 있다. 특히 양질의 학업과 근로환경을 찾아 이동하는 상황이 지방의 과소화(인구나 건축물, 산업 등이 어떤 곳에 지나치게 적은 상태로 됨)를 심화시키는 원인이 되고 있다.

지방의 과소화와 공동화는 심각한 수준이다. 인구수 3만 명 이하의 시·군·구가 19개, 인구수 1000명 이하의 읍·면·동은 40개, 주택 수 1000호 미만의 읍·면·동은 377개, 가구 수 1000호 미만의 읍·면·동은 420개나 된다. 이는 지방의 성장기반과 생활여건을 악화시키고, 결국 지역경제를 무너뜨리는 결과를 초래한다. 지역 산업이 쇠퇴하고, 청중년층 인구가 유출돼 인구가 과소화 되고, 이로 인해 고령화가 더욱 심화되며, 필요한 기반시설의 정비가 어려워지는 등 자족 기능을 상실하게 된다.

지역경제가 무너지면 지방자치도 국가균형발전도 의미가 없어진다. 이런 상황은 국가조직과 직결되는 심각한 문제로 지역을 넘어 국가차원의 문제로 확대된다. 기초자치단체의 3분의 1이 소멸 위기에 직면한 상황에서 지역의 강점을 부각시키는 실질적인 방안이 필요하다. 인구정책을 재조정하고, 지역의 발전을 위한 추진 체계의 효율적 운영이 중요하다. 젊은이들에게 매력적인 고용기회를 창출하고, 직업과 육아환경이 정비돼야 한다. 지역 중심의 시니어 비즈니스를 육성하여 노인보호 주거 단지 등을 도입해 유휴 노동력을 활용하고, 젊은이들이 지역에 정착할 수 있도록 획기적인 대책이 나와야 한다.

김진석 객원논설위원·경상대학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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