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질서와 자기다움
새로운 질서와 자기다움
  • 경남일보
  • 승인 2020.06.29 1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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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욱 (아름다운마을연구소장·교수 )
17세기 철학자인 스피노자는 인간의 본질이 자기의 존재를 유지하려는 노력, 본래의 자신의 모습으로 있으려는 힘인 코나투스(conatus)에 있다고 했다. 각 사물이 그 존재 안에 있는 한 자신의 존재를 지속하려고 노력한다는 것은 곧 그 사물의 본성에서 생겨나 그 사물의 존재를 지속하려는 방식으로 행동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물리학에서의 관성의 원리처럼 본성의 법칙이다. 코나투스는 모든 사물의 본질이며 모든 사물은 이에 따라 움직여진다는 것이다. 이를 인간 존재에 적용하면 코나투스는 인간적 정서와 가치의 원천이며 모든 인간 행동의 기본적인 동기가 되는 힘으로서 작용한다. 따라서 스피노자에 의하면 사람이 더 큰 행복으로 다가가고자 한다거나 자아실현을 원한다면 진정한 자기다움을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코로나19로 세상이 급변하는 시대에 17세기 철학자의 말을 소개하는 이유는 변화가 극심한 시대에 살면 살수록 우리는 더욱더 자신의 ‘자기다움’을 높여 주는 일을 다양하게 시도해야 하기 때문이다. 불확실성에 사는 우리는 우리자신의 ‘자기다움’이 무엇에 의해 높아지고 무엇에 의해 부정적인 영향을 받는지 파악해 결과적으로 인생을 행복하게 사는 방법을 터득해야 한다. 무엇이 진정으로 자신의 자기다움을 높이는 건지는 결국 시도해 보지 않고서는 알 수 없기 때문이며 자기다움을 지키고 만족스런 인생을 살고 싶다면 자신에게 다가온 기회를 단지 현재의 기준으로 도움이 될지 아닐 지로 구분해서 취사선택하기보다는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적극적으로 시도해봄으로써 자신의 자기다움을 강화시켜갈 기회인지 아닌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요즘과 같이 변화가 심하고 직업의 종류가 계속 바뀌어 가는 시대일수록 고지식하게 중장기 목표를 설정하여 실행하기보다는 예측할 수 없는 우발적인 일들로 인해 당초의 계획이 틀어질지라도 이에 대해 적응해가며 예상치 못한 우연한 사건에서 기회를 찾아내는 태도가 중요하다. 이러한 태도를 크게 다섯가지로 정리하면, 호기심과 낙관성, 유연성, 인내성, 위험 감수성으로 볼 수 있다. 즉, 자신의 전문 분야 뿐만이 아니라 다양한 분야로 시야를 널리 살피는 호기심, 새로운 기회를 긍정적인 신호로 받아들이는 낙관성, 상황에 유연하게 대처하는 유연성, 처음에 잘 되지 않더라도 끈기 있게 지속하는 인내성, 불확실함을 두려워하지 않고 자신을 믿고 행동으로 옮기는 위험 감수성이다. 이 5가지 요소들은 코로나19로 인해 앞으로 사회, 경제, 정치적인 급변을 경험할 새로운 시대를 사는 우리들에게 매우 유용한 자질이다. 이를 통해 우리는 스스로 기회를 창출하고 만들어 나갈 수 있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요소를 우리의 삶에 적용하려면 먼저 반복적인 일상에서 벗어나 색다른 시도를 해보는 것이 필요하다. 사소한 것이라도 호기심을 가지고 전에 해보지 않아서 익숙하지 않은 것들을 시도하는 여정에서 이들 5가지 요소가 몸에 체득되기 때문이다.

스피노자도 그의 저서 ‘에티카’에서 자기다움을 찾아가는 현자의 삶의 방식을 예로 들었다. “여러 가지 물건을 최대한 즐기는 이런 현자에게 어울린다. 분명 적당히 섭취한 맛있는 음식이나 음료의 의해, 게다가 향기로운 냄새, 싱싱한 식물의 싱그러운 아름다움, 장신구, 음악, 운동 경기, 연극, 그 밖에도 타인에게 해를 끼치지 않고 각자 할 수 있는 일에 의해 스스로 상쾌하게 기운을 내는 행동은 현자에게 어울린다.”

그동안 생계를 위한 직업으로, 또는 다양한 제약으로 인해 미루어두었던 교양독서 읽기, 취미동아리 모임 등을 우리 지역에서 찾아서 가입해 봄으로서 ‘자기다움’을 찾아가는 여정에 참가하여 새로운 질서에 적응해가는 힘을 길러가길 기원한다.

신용욱 (아름다운마을연구소장·교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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