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낙주 교수의 식품이야기]비타민 C, 그 정체를 밝히다.
[성낙주 교수의 식품이야기]비타민 C, 그 정체를 밝히다.
  • 경남일보
  • 승인 2020.06.30 1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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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즈음 신문, 잡지, 인터넷, 유튜브 등의 매스컴에 비타민 C에 대한 이야기가 자주 등장하고 있다. 여기에는 의사, 약사, 한의사 영양학자 등 전문가의 의견도 있고, 그 내용도 다양하다. 어떤 사람은 항암효과가 뛰어나고, 고혈압, 당뇨병, 동맥경화와 같은 생활습관병에 유익하고, 어떤 사람은 피부미용, 치매, 감기 등에 좋다고 말한다. 비타민 C는 과연 누구인가? 여러 가지 연구 자료를 토대로 하여 그 정체를 밝혀볼까 한다.

비타민 C의 원래이름은 아스코르브산(Ascorbic acid)이다. 이는 비타민 C의 전구물질인 포도당과 같은 당질로부터 합성되는 일종의 탄수화물로 보았기 때문이다. 재미있는 것은 비타민 C는 동·식물 모두에서 합성되지만, 포유동물의 경우 사람을 포함한 영장류와 기니피그(쥐의 일종)라는 동물에서는 체내합성이 이루어지지 않는다. 때문에 사람들은 반드시 음식물 등으로부터 비타민 C를 섭취하지 않으면 안 된다. 그렇지 않으면 괴혈병에 걸려 잇몸이나 골막하출혈 등이 나타나고, 신체가 허약해진다. 심지어 비타민 C의 결핍을 그대로 방치하면 죽음에 이르기도 한다.

비타민 C의 중요한 생화학적 특성은 항산화성 비타민 A, D, E, K 모두 지용성인 것과 달리 수용성인 점에 주목해야 한다. 그 이유로는 항산화제가 만드는 부작용을 해결한다. 예로서 비타민 C보다 훨씬 강력한 항산화제인 비타민 E는 항산화기능을 수행한 후 알파-토코페록실 라디칼(α-tocopheroxyl radical)이라는 산화촉진제로 변화되어 인체에 독성을 나타내게 되는데, 이때 비타민 C가 공존하면 신속하게 원래의 비타민 E로 재생시키는 역할을 한다. 그런데 참 흥미로운 것은 비타민 C는 다른 항산화제와 달리 항산화 기능을 수행한 후 라디칼로 변화지만 다른 항산화제와 달리 거의 독성이 없다.

비타민 C는 항산화 기능 외에 조효소 역할을 한다. 그 대표적인 것이 콜라겐(collagen)이라는 단백질을 생합성 하는데 조효소로써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 단백질은 결합조직에 많이 존재하기 때문에 상처가 났을 때 빠른 치유에 도움이 된다. 다음은 스트레스 호르몬으로 잘 알려진 아드레날린의 합성과 스테로이드 호르몬의 대사에도 조효소로 작용한다. 때문에 상기 두 종류의 호르몬을 생성하는 장기인 부신에는 혈중농도의 200배나 되는 비타민 C가 존재하기 때문에 현대인의 엄청난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 있는 기능을 갖게 된다. 그리고 만성피로의 원인 중의 하나인 L-카르니틴 대사에도 비타민 C가 조효소로 작용한다. 이 물질은 미토콘드리아에서 지방을 에너지로 변환되는 과정을 주도하는 물질인바 체내 지방축적의 예방에도 도움이 된다. 또 비타민 C는 혈관을 확장시켜 혈압을 낮추는 일산화질소(NO)를 생성하는데 조효소로써 작용한다.

십자군 전쟁이나 나폴레옹 전쟁, 심지어 1, 2차 세계대전 등에서 전쟁 중 상대방이 사용한 무기로 인한 사망자 수보다 막사에서 앓다가 죽은 병사의 수가 더 많았다는 믿기지 않는 기록도 있다. 이는 오랜 기간 집단생활을 하는 중에 비타민 C 부족으로 인한 괴혈병의 희생자가 많았음을 의미하는 것이다. 왜냐하면 전쟁 중에는 저장하기 어려운 과채류를 계속해서 먹는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했기 때문이다. 학자들은 그 당시 병사들의 사망원인을 괴혈병으로 추정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괴혈병의 사인에 대한 연구가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괴혈병에 의한 사인은 학자들 간에 논란이 많으나, 비타민 C에 대한 세계적인 권위자인 서울의대 이왕재 교수의 학설이 가장 설득력이 있다. 그는 생쥐를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 비타민 C가 부족한 상태에서 스트레스를 받으면 심장세포가 면역항진물질을 지나치게 많이 생성하여 결국 심장활동이 멈춤으로써 죽음에 이른다는 사실을 밝혔다. 결론적으로 비타민 C의 결핍은 사람의 생사에 심각한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다음 칼럼에서도 비타민 C의 기능성에 대한 이야기가 계속된다.
 
경상대학교 식품영양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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