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동 악양 ‘문암송’에 가보자
하동 악양 ‘문암송’에 가보자
  • 경남일보
  • 승인 2020.07.01 1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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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석 (광양만권 경제자유구역청하동사무소장)
 

 

하동하면 우선 섬진강과 평사리 들판을 조망하는 ‘최참판댁’을 떠올린다. 하동 악양면 평사리는 옛 변한의 낙노국이었던 세월만큼이나 오래된 곳으로 박경리 선생의 대하소설 ‘최참판댁’으로도 유명한 곳이다. 하지만 아직 덜 알려진 하동의 볼거리로 신비의 모습을 간직한 ‘문암송’을 소개한다. 하동읍에서 섬진강 길을 따라 한참을 달리면 평사리 ‘최참판댁’ 입구의 반대편에 대축마을이 나오고 마을회관을 지나 아미산을 따라 올라가면 지리산 둘레길 이정표가 ‘문암송’으로 가는 방향을 알려준다.

기이한 형태를 한 문암송을 보는 순간, 오랜 세월만큼이나 버텨온 그 기세에 저절로 머리가 숙여진다.

너럭바위에 살포시 자리 잡은 작은 소나무가 길고긴 세월 풍파를 이기고 바위를 쪼개고 나오면서 오랫동안 생명력을 유지하고 이렇게 우렁찬 기개를 뽐내고 서있는 것이다.

문암송의 수령은 대략 600년, 그 긴 세월동안 바위 위에서 산 아래 평사리 들판과 섬진강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그 노송은 지나온 시간만큼 섬진강의 도도한 물줄기와 함께 사람들의 애환을 지켜보고 있었다.

이 형상은 마치 큰 소나무 가지로 두 팔을 벌려 세상을 포옹하고 서 있는 듯하다. 100년도 못사는 인생이 이렇게 끈질긴 생명력을 가진 자연의 위대함 앞에서는 그저 보잘 것 없게만 느껴지기도 한다

문암송은 높이 12.6m, 가슴높이 줄기 둘레 3.2m, 나무의 폭은 동서로 16.8m, 남북으로 12.5m에 이르며 시인 묵객들이 즐겨 찾았던 곳이라고 표지판은 설명한다.

문암정에서 내려다 보이는 평사리 들판은 평화롭고 아름답다. 관광지로 새로 개발된 동정호수와 악양루가 조화를 이루고 저만치 보이는 다정한 ‘부부송’은 아름다운 사랑 이야기를 나누는 것 같다. 들녘의 푸르름은 풍년을 기약한다.

바람 속에 실려 온 은은한 솔잎향은 어느새 바쁜 도심의 일상을 잊어버리게 하고 온몸의 기운을 북돋아 주는 듯 상쾌하게 한다. 애국가 2절속의 ‘남산 위에 저 소나무 철갑을 두른 듯, 바람서리 불변함은 우리 기상일세’노랫말과 같이 소나무는 한겨울이 되어야 비로소 그 푸르름이 더하고 굳센 기상을 나타낸다. 사계절 묵묵히 600여년을 지키고 있는 여기 문암송은 오늘의 일상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푸르고 굳센 기상을 전해준다. 문암송은 오늘도 열심히 살고 있는 우리에게 힘내라는 듯 아낌없는 사랑과 위로를 해 주는 듯하다.

김대석 광양만권 경제자유구역청하동사무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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