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왕봉]정치의 보이지 않는 칼날
[천왕봉]정치의 보이지 않는 칼날
  • 경남일보
  • 승인 2020.07.13 1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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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영효 논설위원
극단적 선택으로 생을 마감했던 고 박원순 서울시장의 영결식이 13일 거행됐다. 대중정치인으로서 차기 유력 대권주자로 거론되던 박 시장의 갑작스런 비보는 충격이었다. 그리고 그가 극단적 선택을 할 수 밖에 없었는 그 원인을 놓고 세간에서 한동안 회자될 것으로 보인다. 정치의 보이지 않는 칼날에 의한 것 같아 씁쓸하다.

▶새누리당 정두언 전 의원은 정치를 그만 둔 뒤 오랫동안 앓은 우울증을 이기지 못해 지난해 7월 스스로 생을 마쳤다. 2018년 7월에는 노회찬 정의당 원내대표가 불법 정치자금수수 의혹을 이겨내지 못하고 극단적 선택으로 세상을 떠났다. 2015년 4월에는 새누리당 성완종 의원이 자원개발 비리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던 중 극단적 선택을 했다.

▶2009년 5월에는 노무현 전 대통령이 불법 정치자금을 받았다는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다 극단적 선택을 했다. 2004년에는 안상영 전 부산시장이 뇌물 혐의로 수감 중 스스로 목숨을 끊었고, 같은 해 박태영 전 전남지사도 국민건강보험공단 이사장 재직 시절 비리 혐의로 조사를 받던 중 한강에 투신해 유명을 달리했다.

▶물론 이들이 사안의 성격은 조금씩 다르다. 그렇지만 정치의 보이지 않는 칼날이 이들을 스스로 목숨을 끊을 수 밖에 없도록 이끌었다는 생각을 떨칠 수가 없다. 정치는 권력의 달콤함과 화려함 이면에 잔혹함·냉혹함·비정함이 숨겨져 있다. 바로 정치의 보이지 않는 칼날이다. 정치인들은 이 칼날이 자신을 파멸로 몰아갈 수 있다는 사실을 잊지 않아야 할 것이다.
 
정영효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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