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립도생(本立道生), 근본을 생각하다
본립도생(本立道生), 근본을 생각하다
  • 경남일보
  • 승인 2020.07.15 1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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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아름 (경상대신문사 편집국장)
요즘 우리 하루의 시작과 끝은 항상 노트북과 함께한다. ‘코로나 19가 바꾼 세상은 어쩌면 디지털 세상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스마트폰과 노트북을 곁에 두지 않으면 하루라도 살아가기 힘겨울 지경이다.

코로나19가 바꾼 일상의 모습. 코로나19가 확산한 지 반년이 훌쩍 지난 지금, 사회와 경제는 ‘언택트’를 이용해 빠르게 적응해가며 변화하고 있다. 사회와 경제뿐만이 아니다. 교육도 온갖 비대면 강의의 방법들을 모색해 벌써 한 학기를 보냈다. 코로나19 이전이라면 시험 기간 학생들이 빽빽하게 앉아있을 학내 도서관에 지금은 한 줄로 길게 늘어져 앉는 진풍경이 펼쳐진다. 식당은 줄을 서서 한 명씩 체온을 재면서 들어간다. ‘마스크’를 깜빡하고 안 끼고 나온 어느날은 그 잠깐의 쾌적함이 이렇게 행복한 순간이 될 줄은 상상도 못 했다.

‘코로나 때문에 어쩔 수 없어’ 라는 말이 상용구처럼 쓰이고 있다. 하지만 그걸 그저 받아들이고 있는 것과 준비하는 것의 결과는 천차만별이다. 역사상 이런 적이 없었다는 이유로 우리는 어쩔 수 없는 상황 속에서 다사다난한 반년을 보냈다. 이제는 더이상 어쩔 수 없음을 당연시하지 않았으면 한다. 한 학기 동안 강의를 제공하지 않는 교수가 있는가 하면 시험 감독을 하지않아 답을 공유하며 시험을 치르는 학생들이 있다. 이 모든 모습이 우리가 감히 상상이라도 해봤을 장면이었을까.

학생들이 끊임없이 목소리 내어 요구해온 등록금 반환 요구가 지역 대학에서 반응을 보여 꿈틀거리고 있다. 지난 13일, 경남 거점 국립대인 경상대학교가 경남 최초로 등록금 일부 반환을 발표했다. 등록금 반환은 장학금 형식으로 1학기 등록금 실납부액의 10%를 돌려주는 것이다. 반환 금액에 대해 학생들의 의견은 분분하다. 실험이나 실습이 전부인 학과 학생의 입장에서는 한 학기동안 비대면으로만 수업이 진행되었으니, 이 결과가 아쉬울 뿐이다.

한국국학진흥원에서 올해를 나타내는 사자성어로 ‘본립도생(本立道生)’을 선정했다. 국가나 사회 그리고 어떤 조직이든 근본이 바로 서지 않으면 원칙이 무너지고 질서를 유지할 수 없다. 우리가 나아가야 할 근본, 교육을 수요 하는 이의 근본, 교육을 제공하는 이의 근본이 무엇인지 다시 한 번 되새겨야 할 시점이다.

조아름 경상대신문사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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