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 못 믿겠어요" 깊어가는 불신
"선생님 못 믿겠어요" 깊어가는 불신
  • 임명진
  • 승인 2020.07.15 20: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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잇단 학교내 불법촬영 피해
학생·교사 상호간 신뢰 무너져
피해 규명·불안 최소화 절실
최근 현직교사에 의한 학교 안 여자화장실에서의 불법 촬영사건 이후 피해를 호소하는 이들의 목소리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일부 교직원들은 정신적 충격을 호소하는 가 하면 그마저도 피해자로 낙인찍힐까 병가조차 내지못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학생들은 더는 교사를 믿지 못하겠다는 불신의 눈초리로 바라보고 있다. 현장에서 이들의 목소리를 들었다.

◇피해학교 학생들 “학교에 대한 믿음 무너져”

불법촬영 피해학교 학생들의 목소리는 경남교육연대의 한 관계자가 대독했다.

믿고 따랐던 교사가 학교 여자화장실에서 불법촬영을 했다는 사실에 학생들은 경악했다. 무엇보다 안전한 생활을 보장하고 학생들을 바른길로 인도해야 할 교사가 저지른 이번 사건으로 학교생활이 달라진 것이 너무 많다고 했다.

학생들은 교사를 의심하기 시작했고, 교사도 동료 교사를 의심의 눈초리로 바라보는 상호간에 있었던 믿음이 무너지고 있다고 했다.

화장실을 이용하기 전 혹여나 불법카메라가 설치돼 있지는 않은지 의심스러운 구멍들을 살펴보는 행동이 나타나고, 이런 현실에 답답함을 호소했다.

학생들은 학교는 더는 안전한 장소가 아니라고 했다. 이런 곳에서 꿈을 펼치기 위해 열심히 공부하라고 말하는 이들에게 물어보고 싶다고 했다.

"당신은 이곳에서 마음놓고 생활할 수 있는가, 이런 장소에서 꿈을 펼칠수 있는가, 범죄의 대상이 되는 곳에서 미래를 꿈꿀수 있는가"

학생들은 이번 사건은 크게 비난받아야 마땅하며 강력한 처벌이 없다면 같은 일 또는 더 심한 사건이 계속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안전한 학교생활을 위해 학교 안 사람들과 더불어 이 사회 사람들이 더 이상 성범죄의 대상이 되지 않도록 계속해서 목소리를 내겠다고 했다.

◇같이 근무한 교사 “피해규모 정확히 알려야”

불법촬영 사건을 저지른 교사와 같은 학교를 다녔다는 교사 A씨는 무려 3년동안 그 교사와 같은 학교에서 지냈고, 수련원과 이전에 근무했던 학교에서 그를 알고 지냈던 학생과 교사들의 수가 1000여 명을 훌쩍 넘어선다고 우려했다. 그가 근무했던 수련원에 왔던 학생들까지 합치면 그 수는 상상이 안되는 규모라고도 했다.

A씨는 “제가 다녔던 학교의 기숙사에서 화장실과 샤워실을 쓰지 않겠다는 학생도 생겨나고 있다”고 했다.

“학교에서 2년 동안 기숙사 사감을 했던 해당 교사가 다른 학교에서 불법촬영을 했다는 사실이 알려졌는데, 과연 그 학교의 사람들 심정은 어떠할까요?”

A교사는 “해당 교사가 거쳐간 학교의 학생과 교직원들에게 정확한 피해규모가 어떤지, 경찰과 협력해서 피해대상의 사람들에게 정확한 정보를 알리고 불안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했다.

또한 교육청에서 피해를 호소하는 이들을 돕는 일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A교사는 “현재 졸업생들과 같이 이야기를 하고 있다. 김해 뿐만 아니라 고성에 있는 학생들, 졸업생들도 같이 이번 사안에 대해 목소리를 내고 끝까지 싸워 나갈 것”이라고 했다.

임명진기자 sunpower@g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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