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별수첩] ‘복날이닭’
[별별수첩] ‘복날이닭’
  • 김지원
  • 승인 2020.07.16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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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척이던 비 날이 걷히고 해가 나더니 초복다운 하루가 지났다. 꽉 들어찬 업무메일함을 정리하니 패스트푸드점 홍보메일도 ‘복날’이다. 복날엔 닭튀김이라는 제언이다. 여름이 한창인 음력 6월에서 7월까지 삼복이 들어 있다. 하지 다음 셋째 경일(庚日)을 초복(初伏), 넷째 경일을 중복, 입추 후 경일을 말복이라 한다. 양력으로 치면 8월까지 한창 무더울 때라 말그대로 ‘삼복더위’를 체감할 수 있는 시기다. 이 무더위를 잘 이겨내라고 조선시대 왕은 고위 관리들에게 귀하디 귀한 소고기와 얼음을 하사했다. 농사가 제일 우선인 백성들은 큰 농사꾼 소를 잡는 일은 언감생심, 엉뚱한 개가 죽어나갔다.

옛부터 이 시기 복달임이라 하며 영양가 높은 음식을 챙겨먹고 고된 농사일을 벗어나 계곡이나 바닷가에서 잠깐 힐링의 시간을 즐겼다. 더운 여름날 온갖 재료를 넣고 끓인 뜨거운 고깃국, 그 중에서도 개장국이 보신의 대명사로 전해져 내려온 사연이다. ‘동국세시기’에는 “개장국을 먹고 땀을 내면 허한 것을 보한다(補虛)”고 했다.

동물보호시대로 접어들자 개장국은 혐오식품으로 퇴출 중이다. 교외로 잠깐만 나가도 널렸던 마당 넓은 보신탕집은 어느듯 사라지고 그럴듯한 카페로 변신하는 이유다. 개장국이 퇴출되니 삼계탕은 독보적인 복달임 음식이 됐다. 어린 닭에 인삼, 대추 같은 약재를 넣어 끓인 삼계탕은 복날 핑계를 대지 않아도 보양식으로 제격이다. 때맞춰 최근 tvN 예능프로그램 ‘삼시세끼’에서도 바다가 내려다보이는 평상에서 백숙을 즐기는 장면이 방송됐다. 주머니 사정이 넉넉하면 오리백숙, 민어탕으로 급을 올려 볼만도 하다. 같은 닭이라도 손 많이 가는 초계탕과 임자수탕도 별미 복달임 음식이다. 시대가 시대인 만큼 북적이는 식당도, 불 앞에서 고생도 싫은 독거인들도 보신을 놓치지 말라고 레토르토 봉지에 잘 끓여담은 삼계탕도 천원 몇장을 주면 살 수 있다.

얇디얇은 티셔츠도 등짝에 올라붙고, 지칠줄 모르는 코로나도 감당 안되는 날들이다. 복날이니 닭튀김이라도 먹으라는 때를 놓칠 수 없다는 DM에 삼계탕 생각이 든다.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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