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시대의 성공법
모바일 시대의 성공법
  • 경남일보
  • 승인 2020.07.20 1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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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사태로 학교가 많이 혼란스럽고 불편 것이 한두 가지가 아니지만 그중 가장 속상한 것이 출근 후에 등교하는 학생들의 환한 웃음과 낭랑한 목소리를 보고 듣기 어렵다는 것이다. 학교에서 생활하는 큰 즐거움 중에 하나가 바로 해맑게 웃는 학생들의 표정과 목소리를 듣는 것인데, 예전엔 이들의 환히 웃는 모습을 보거나 낭랑한 목소리를 들으면 전날의 숙취(宿醉)나 개인적 속상함도 다 사라졌었다. 이 학교에서 인사 잘 하는 학생들은 졸업 후에도 대부분 자신이 원하는 일을 하면서 큰 성취를 이룬 사람들이 많다.

사회에서도 마찬가지 일 것이다. 전날 예정에 없이 만난 사람에게 다음날 인사를 문자로 보내면 반응이 대체로 세 유형으로 나뉜다. 첫째는 현 법무장관 버전으로 말하면 ‘잘라먹는 사람’으로 문자를 보내도 아무런 답이 없다. 둘째는 단문대답형으로 ‘예, 감사합니다’만 보내온다. 셋째는 정성스런 답변을 하는 사람인데, ‘교장선생님, 저도 어제 만나서 참 반가웠습니다. 예정에 없던 만남인지라 처음엔 조금 어색했지만 정말 즐거운 자리였습니다. 담엔 제가 꼭 자리 한번 만들겠습니다. 아무개 드림.’

그러나 이보다 더 좋은 인사는 먼저 연락하는 사람이다. “교장선생님, 어젯밤의 달은 밝았으며 바람은 살갑게 불었습니다. 그런 중에 선생님을 만나서 참으로 기뻤습니다. 흥성스런 분위기 속에서 대화의 내용은 격조 있었고 헤어질 때 아쉬움은 컸습니다. 빠른 시일 내에 꼭 한 번 더 뵙고 싶습니다. 아무개 올림” 이런 사람을 어찌 오래도록 기억하지 않을 것이며, 무슨 일이 생긴다면 몸이나 마음을 주지 않을 수 있겠는가.

예전에 YS는 ‘인사(人事)가 만사’라 했다. 일을 맡기는 ‘행정적인 인사’도 중요하지만 ‘사람 간의 인사’도 참으로 중요하다. 그래서 이 모바일 시대에 무례한 사람이나 목에 깁스한 사람은 물론 문자를 잘라먹는 사람도 성공하기 어렵다. 여유 있는 시간에 진영 논리에 사로잡힌 허접스런 댓글 대신, 미국 클램슨대학의 토드 메이 교수가 말한 ‘상식적 품위(common decency)’를 지키는 모바일 인사라도 착실히 해볼 일이다. 성공이 목전에 있을 것이다.
 
문형준 진주동명고등학교 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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