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공급망 변화와 경남제조업
글로벌 공급망 변화와 경남제조업
  • 경남일보
  • 승인 2020.07.20 1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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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부용 객원논설위원·경남연구원 연구원
호흡기성 인플루엔자로 동절기에 유독 강한 전염성을 가질 것으로 여겼던 코로나19의 확산세가 무더운 여름에도 그칠 기미가 없다. 동서간 이데올로기 분쟁, 석유를 둘러싼 강대국간 패권 다툼, 과격 광적인 이슬람계 IS의 도발, 그들에 이은 국제원자재 시장의 교착, 미중 간 무역분쟁 등과 같은 거시적, 경제외적 요인에 의한 세계 교역시장의 불안과는 비교가 되지 못할 리스크이다. 그렇지만 글로벌 공급망 불확실성은 엄청난 위기임에도 경남도내 제조업에겐 기회여야 하고 또한 기회로 바꾸어야 한다.

일반기계, 조선, 자동차, 항공과 가전 등 한국 기계산업을 업고 있는 경남은 코로나19로 인해 그 어느 때보다 힘든 시기를 맞고 있다. 세계적인 공급망 자체가 허물어지면서 원자재 수급, 제조기반의 어려움과 생산기반의 다변화, 여기에 완제품 수출선 차단까지 온통 리스크 일색이다. 도내 일반기계류와 자동차의 수출은 경쟁국인 중국과 인도 등으로 전이되어 줄어들고 항공은 전후방의 글로벌 공급망 자체의 붕괴로 퇴로까지 잃어가며, 가전이나 통신기계류는 베트남 등 동남아로의 대체생산과 소비자 중심의 생산현지화로 첩첩히 막히고 있다. 주력업종들에 대한 세계적 네트워크 변화에 따른 가치사슬도 빠르게 변모해가고 있다. 기계류는 비용증가로 신흥국으로, 자동차부품은 탈중국화에 이은 동남아로, 조선기자재는 국내복귀를, 그리고 가전과 생산설비는 자동화와 스마트화로 급선회 중이다. 기계, 조선, 자동차 등 완제품의 경우 소재와 부품의 해외조달이 힘들고 국내는 물론 글로벌 수요위축과 지역 간 물류이동의 한계가 가중되면서 도내 전 업종이 비상상태에 놓였다.

우리나라, 특히 우리 경남은 코로나19 사태가 어쩌면 엄청난 기회요인이 될 수도 있고 또 되어야 한다는 생각을 전략화해야 한다. 아베의 소재부품 단절과 시진핑의 시장차단에 의한 공급차질에도 또한 트럼프의 자동차와 가전 등 관세압박에도 굴하지 않았고, 무엇보다도 세계를 놀라게 한 뛰어난 방역시스템에 국민과 정부의 능동적 단합은 강점 중 강점이다. 여기에 과거 IMF외환이나 세계금융위기 때 보여준 기업과 정부의 유연한 대응과 역동적 돌파, 위기극복 대처능력은 미중과 EU 및 선진국클럽이 주도하던 구도를 벗어나 우리가 세계의 선두를 꿰 찰 기회이다.

그런 기회요인을 살려 미래를 대비하려면 중소기업벤처부와 산업통상자원부가 역점시책으로 추진하는 데이터기반의 기업육성과 산업발전시스템을 경남이 앞장서 갖추어야 한다. 도내의 전 업종과 전 기업에 대한 전후방의 가치사슬을 완벽하게 구축하여 대비하는 일이다. 소재부품 생산과 조달에서부터 인력과 기술, 특허와 인증, 장비와 설비, 공장과 산단의 생산요소들은 물론 중간재와 완성재의 시장과 수출 및 거래선에 더하여 정보와 선호도와 같은 최종소비자 서비스단계까지를 체계적으로 완벽하게 데이터베이스화하는 일이다. 그래야만 원자재와 중간재 및 최종 완성재에 대한 생태계를 확립하면서 도내의 소중대기업 육성과 산업혁신을 기할 수가 있다. 동태적 데이터기반 구축의 장점은 지진, 전쟁, 산유국의 횡포, 미중 등 무역갈등은 물론 지금의 코로나19 팬데믹과 같은 글로벌 공급망 위협에 능동적이고 유연하게 대처하면서 국내외 공급사슬구조를 개선함과 동시에 산업과 기업의 경쟁력을 제고시키게 된다는 점이다. 가치사슬과 생태계를 개별기업과 업종별로 강하게 구축해가는 일은 축적된 데이터를 활용하여 산업화로 이어지는 빅데이터산업의 전초이자 인적자원의 활로가 된다. 청장년층에서부터 퇴직 전후의 중년들까지를 위한 거대한 일자리이자 경남미래를 담보함으로써 어쩌면 당면한 경남뉴딜의 완성체가 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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