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성과 진주대첩광장
진주성과 진주대첩광장
  • 경남일보
  • 승인 2020.07.22 1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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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경규 (진주향당 상임대표)
진주대첩광장 조성사업은 진주대첩의 호국정신을 되새기는 역사복원이자, 도시화·산업화에 밀려난 진주만의 역사공간회복이라는 의의를 갖고 있다. 임진왜란 3대첩 중의 하나인 진주대첩의 역사성과 호국충절의 도시 진주의 얼을 되살리고자 하는 사업 목적에도 전적으로 동의한다. 다만 진주대첩광장 조성사업이 진주성의 복원을 대전제로 하는 사업이 되어야 한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된다.

과거 진주성정화사업은 진주성의 역사성·상징성·유일성과 같은 역사복원 혹은 역사공간의 원형 보존에 실패한 사업이었다. 그 결과 진주성은 사적 제118호 임에도 불구하고 전국 어디서나 볼 수 있는 시민공원과 관광지 정도로 인식되고 있다. 진주성의 크나 큰 불행이자, 역사도시를 표방하고 있는 진주의 부끄러운 현주소이다.

진주대첩광장 조성사업이 다시 본격화되고 있다. 타당성조사와 기본계획이 수립된 지 13년만이다. 부지보상과 건물철거에 이어 문화재 지표조사와 정밀발굴조사가 이루어졌다. 계획대로라면 오는 2021년 6월에는 사업이 시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따라 최근 진주대첩광장 조성사업 자문위원회가 구성되면서, 문화재보존방안과 구체적인 광장조성사업에 대한 논의도 급물살을 타고 있다. 조만간 문화재청의 심의만 통과하면 진주대첩광장은 천년 진주의 역사성을 대표하는 상징적인 역사공간으로 자리매김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진주성의 역사공간의 확장을 통한 역사복원과 역사성회복이라는 진주시민의 시대적 요청에 마침내 부응하게 되는 것이다.

진주성의 역사성을 담보하는 진주대첩광장 조성사업의 추진 필요성의 근저에는 문화재 조사결과가 있다. 문화재 정밀조사 결과, 통일신라시대 배수로와 고려시대 토성, 조선시대의 외성벽 등이 발굴됐다. 문화재가 가지는 역사적 가치만으로 판단한다면 전국적으로 유일무이하다. 진주대첩광장 조성사업이 진주성의 역사를 담보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진주대첩광장 조성지에서 발굴된 문화재 보존과 활용방안에 대한 다양한 담론 역시 필요하다. 현재 제시된 광장조성안에 대한 면밀한 분석과 평가도 뒤따라야 한다. 일례로 현 광장조성안에 따르면 진주성과 진주대첩광장이 도로에 의해 공간적으로 분리되어 있다. 공간성과 역사성의 공존이 없는 상황에서 진주대첩광장의 역사성을 담보하기 어렵다는 점은 반드시 고려되어야 한다.

사업추진에 시일이 걸리더라도 제대로 된 진주대첩광장이 만들어져야 한다. 진주성정화사업으로 인해 진주성이 역사성을 상실했듯이, 진주대첩광장조성사업 역시 그 과오를 되풀이해서는 안되기 때문이다.

일부 전문가의 지적처럼 진주대첩광장 조성 사업지에 대한 문화재청의 사적지 지정 문제도 간과해서는 안된다. 진주대첩광장 조성사업 구역이 가지는 문화재적 가치로 인해 사적지로 지정된다면, 향후 사업변경이 불가피하다. 따라서 사적지 지정에 대비한 세부적인 대책도 미리 마련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진주대첩광장 조성사업 추진에 있어 역사현장의 관광자원화와 원도심 활성화 측면도 고려되어야 한다. 진주성으로 대표되는 진주 관광자원의 한계를 고려한다면, 진주성과 진주대첩광장을 연계하는 역사관광자원화는 역사문화의 산업화 측면에서도 의미가 크다. 더불어 진주대첩광장 조성사업이 도시재생사업과 원도심 경제활성화에도 기여할 수 있는 방안도 마련되어야 한다. 도시재생사업과 연계해 시너지 효과를 배가하는 것은 물론 도심공동화로 활력을 잃어가고 있는 원도심의 재도약 계기 마련이라는 지역사회의 요청에도 귀 기울여야 한다. 진주대첩광장 조성사업이 진주성의 역사성과 공간성을 오롯이 담아내는 새로운 관광자원이 되고, 원도심 경제활성화에도 기여하는 사업이 되기를 바란다.
 
황경규 (진주향당 상임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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