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리배출 피로감, 시민만의 몫일까?
분리배출 피로감, 시민만의 몫일까?
  • 경남일보
  • 승인 2020.07.23 1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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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효남 경상남도기후변화교육센터 팀장
 



지난 3주간 본의 아니게 필자의 집에선 TV소리가 전혀 나지 않았다. 의외로 TV를 시청하지 않는 가정이 많아지고 있긴 하나, 고등학생 중학생 아이들이 있는 필자의 집에선 주말 예능을 보며 일주일간의 스트레스를 날려 보낸다고 하는 아이들의 성화에 강제적으로 TV를 끌 수는 없었다.

그런 TV를 3주간이나 멈출 수 있었던 이유는 부모의 강압도, 아이들의 자발적 행동도 아닌 리모컨의 건전지였다.

여유분의 건전지도 없었고 애써 건전지를 구입하지도 않다보니 리모컨으로 TV를 켤 수 없게 됐다. 그러다보니 아이들은 굳이 TV를 보려 하지 않았고, 어느덧 3주가 지나게 되었다

다시 리모컨에 건전지는 채워졌고 TV는 켜졌지만, TV없이 보낸 3주는 여러 가지 생각을 남겼다.

처음부터 TV가 없었다면, 처음부터 1회용이 없었다면, 처음부터 플라스틱이 없었다면….

우리는 어떻게 살아가고 있을까? 기술의 발달, 도시의 확대는 인류에게 편리함과 속도의 극대화를 주면서 더 없이 간편한 의·식·주를 해결 하게 하였고. 그 중심에는 플라스틱이 있었다. 더욱이 코로나19로 힘든 시기, 사회적 거리두기에 이어 생활속 거리두기가 사람들의 운신의 폭을 줄여놓았다. 두문불출하는 시기 배달음식이나 식품배송이 많아지면서 플라스틱을 집으로 들이는 것에도 밖으로 버리는 것에도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배달주문과 함께 편리하게 집으로 들어온 1회용 플라스틱들은 다시 이것을 처리하는데 시간을 써야하는 패턴으로 우리의 일상이 되고 있다.

하지만, 언제까지 분리배출과 재활용을 하는 것으로만 1회용 문제와 플라스틱 문제를 해결 할 수는 없을 것이다.

시민들의 인식을 개선하고 1회용과 플라스틱의 사용량을 줄여 나가고 분리배출을 철저히 하여 재활용, 재사용을 높여간다 해도 제품의 생산과 유통 단계에서의 변화 없이는 계란으로 바위치기가 아닐까?

생산과 유통단계에서부터 재활용을 해야 하는 제품이라면 더 재활용이 쉬운 포장 제품을 사용하고, 1회용품 사용을 제한, 재질 개선, 분리 배출가능 표시를 더 잘 보이게 표시하는 등의 제도개선이 함께 진행 된다면 1회용품과 플라스틱 쓰레기는 줄어 갈 것이다.

환경부에 따르면 우리나라 국민 한 사람이 하루 버리는 쓰레기의 양은 929.9g이라고 한다.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이 하루 1㎏에 가까운 쓰레기를 계속 배출하고 그 쓰레기가 처리 되지 못하는 수준에 간다면 그 결과는 굳이 상상하지 않아도 알 수 있을 것이다.

리모컨의 건전지가 TV를 멈추었듯 코로나19도 여전히 우리 사회에 불안과 사회적 거리를 남겨둔 채 우리를 멈추게 하였다. 그리고 인간의 멈춤을 통해 우리는 역설적으로 환경이 살아나고 있음을 경험하고 있다. 공장 가동과 교통량이 줄어들자 눈에 띄게 맑아진 공기와 미세먼지 수치 변화로 환경개선이 분명히 드러난 것이다. 하지만 바로 드러나지 않고 쌓여만 가는 플라스틱은 코로나19로 인한 환경 역설의 역설이 되고 있는 듯하다. 쌓여가는 플라스틱 쓰레기는 재활용에도 분명한 한계가 있고 땅에 묻어도 수백년이 걸려도 썩지 않는다. 바다로 흘러들어간 플라스틱은 미세하게 갈려 다시 우리의 식탁으로 돌아온다. 처음부터 플라스틱이 없었다면 어땠을까.

김효남 경상남도기후변화교육센터 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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