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미를 기다리며
안간힘 다해 피워 올린 저 붉은 울음
-최해숙
언뜻 보면 담장을 타오르는 붉은 능소화를 닮았다. 옛날 양반집 마당에 주로 심어 ‘양반꽃’이라 불렀으며 장원급제 때 임금이 모자에 꽂아주어 ‘어사화’라고도 했다는 능소화. 기다림이라는 꽃말의 제목과 더불어 영상 그리고 시적 언어의 배치가 조화를 이루고 있는 작품이다.
멀리서 먹이를 물고 온 어미가 새끼에게 골고루 먹이를 주는 방법은 그리 어렵지 않다고 한다. 입을 벌린 주홍빛 색깔의 크기가 가장 큰 새끼에게 먹이를 준다는 것이다. 안간힘을 다해 배고픔을 알리는 저 붉은 울음. 습관처럼 찾아오는 허기에 슬픔이 맴돌지만, 이는 곧 생존하고 있다는 증거니 다행이다. 2020년 코로나19로 안간힘을 쓰고 있는 사람들이 온통 숨을 고르는 중이다. 붉은 울음이 뚝뚝 떨어지는 7월, 어린 박새에게 응원을 보낸다./ 천융희 시와경계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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