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흥길 교수의 경제이야기]한국철도에 공동 연구 제안한 프랑스 SNCF
[김흥길 교수의 경제이야기]한국철도에 공동 연구 제안한 프랑스 SNCF
  • 경남일보
  • 승인 2020.07.26 1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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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NCF(에쓰앤쎄에프)는 프랑스 국영철도회사(Societe Nationale des Chemins de fer Francais)의 머리글자를 딴 것이다. 프랑스에서는 국내 장거리노선 버스교통이 그리 발달하지 않고, 도시와 도시를 이어주는 교통수단으로서 총연장 거리 3만2000㎞에 달하는 촘촘한 연결망으로 철도가 잘 발달되어 있다. 그렇게 된 배경은 19세기 중엽, 프랑스의 철도사업은 빠리와 지방 대도시를 잇는 민영 사철회사들을 중심으로 발전해 왔기 때문이라 할 수 있다. 그 당시의 민영철도 회사들로는 동철도회사, 국유철도회사, 북철도회사, 빠리-리용·지중해 철도회사, 그리고 빠리-오를레앙·미디 철도회사 등 5개사였다. 그러다가 1938년에 현재의 프랑스국영철도 회사로 국유화되었다.

SNCF는 고속철도 떼제베(TGV)를 위시하여 도시 간 급행열차인 코라이어와 앵테르시떼, 지방의 주요도시들을 연결하는 급행열차 TER, 빠리 주변대도시권을 이어주는 RER 트랑실리엔(Transilien), 빠리 트람 등 다양한 등급의 열차 노선들을 운행하고 있다. SNCF는 철도산업이 발달한 독일이나 일본에 비해 압도적으로 해외 시장 진출에 적극적이다. 주변국가 철도사업에도 지분을 투자하여 독일과 영국 등에서도 수익을 창출하고 있다. 또한 철도산업분야 기술 이전 및 열차 차량 판매에도 적극적이어서 한국 코레일의 KTX와 유로스타, 네덜란드-벨기에의 탈리스, TGV 리리아, 스페인 AVE 등의 고속철도 관련 기술과 열차 차량들은 SNCF의 TGV 기반으로 이전 또는 판매된 것이다.

TGV는 세계에서 두 번째 고속전철로 1981년에 처음으로 동남선이 개통되었다. 그 뒤 1989년에 테제베 대서양선, 1993년에 북선이 개통되었다. 대서양선은 1990년 5월 미 개통 노선에서 순간 시속 515.3㎞를 기록한 바 있다. TGV 동남선이 완전 개통된 지 1년 만인 1984년에 흑자를 내기 시작하였고, 항공기 승객수를 앞질렀다. SNCF는 계속 늘어나는 여객을 수송하기 위해 2층 열차인 TGV 듀플렉스(Duplex)를 개발하여 1996년 12월에 개통하였다. 좌석은 일반 테제베가 377석인 데 비해 듀플렉스는 516석으로 수송량이 37% 이상 늘어났다. 또한 유지·보수, 전력 공급, 소요 인원 등의 운영비가 일반 테제베보다 15%나 절감된다. 테제베 동남선은 모두 듀플렉스로 교체되었다. TGV 듀플렉스는 열차 무게를 줄이기 위해 차체를 알루미늄 합금으로 제작하였는데, 일반 TGV 동남선이 시속 270㎞인 데 비해 시속 300㎞로 더 빠르다.

TGV는 수도인 빠리를 중심으로 주요 도시를 거미줄처럼 연결하고 있으면서 스페인, 스위스, 이탈리아, 독일, 네덜란드와 같은 이웃 국가와도 연결되고 도버해협의 해저 터널 안으로도 들어간다. 2007년 4월 3일, 차량제작사인 GEC 알스톰의 최신형 AGV 모델은 시험운행에서 시속 574.8㎞로 세계 최고 속도를 기록하였다. 한편, 2007년 6월에 개통되어 빠리-프랑스동부-독일 남부를 연결하는 노선인 POS에 운행되고 있는 4세대 TGV POS는 세계 최고의 속도인 시속 320㎞로 달리고 있다.

이러한 기술력을 보유한 SNCF가 지난 7월9일에 ‘빠리-리용 고속선로의 개량’을 위해 한국철도에 공동 연구를 제안해온 것이다. 프랑스 SNCF로부터 고속철도 기술을 이전 받아 2004년 경부고속철도 KTX를 개통하여 성공적으로 운행하고 있는 한국철도는 그동안 SNCF와 정기적 기술연수와 교류를 진행해 왔었다. 이번 연구는 개통한지 약 40년이 된 빠리-리용 구간(573㎞)의 노후 고속철도 선로 개량사업을 위해 기존 자갈선로를 한국이 운영하고 있는 콘크리트 선로로의 변경 등 설비와 유지보수의 효율성 제고 방안에 대한 것이다. 고속철도 기술을 수출한 프랑스로부터 그 기술을 수입하여 업그레이드에 성공한 한국이 기술협력 파트너로 제안 받게 된 것이다. 경상대학교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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