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민과 함께하는 국립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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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남일보
  • 승인 2020.07.27 1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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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경 (객원논설위원·국립경남과학기술대학교 총장)
우리나라 수도권 과밀화 현상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게다가 저성장·저출산·고령화 사회로 접어들면서 지역의 소멸 위기가 더욱 심화되고 있다. 서울과 경기, 인천을 포함한 수도권 면적은 전 국토의 11.8%다. 하지만 행정안전부 주민등록인구통계를 보면 2019년 6월까지 수도권 인구는 전체 인구의 49.9%를 차지하고 있다. 인구 유출을 막기 위해 지자체들은 적은 임금으로라도 고용을 창출할 수 있는 ‘광주형 일자리’를 유치하거나 현재 입지해 있는 공장들을 사수하고자 고군분투하고 있다. 산업도시에 제조업 공장이 떠나고 나면 곧바로 지역 소도시가 겪는 ‘지역소멸’ 단계, 즉 20~30대가 사라지고 60대 이상이 인구의 다수를 차지하는 현상이 나타난다. 교육부가 지난 16일 경남을 비롯해 충북, 광주·전남 지역혁신 플랫폼을 ‘지자체-대학 협력기반 지역혁신 사업’ 지원 대상으로 최종 선정했다. 이 사업은 지역 대학이 지자체와 협력관계를 형성, 인재를 육성하고 청년 지역 정주를 높이는 데 핵심역할을 하도록 지원한다. 스마트 제조 중심의 ‘경남도 지역혁신 플랫폼’에는 도내 17개 대학과 11개 기업, 그리고 여러 지역혁신기관이 참여한다. 경남형 공유 대학(USG) 모델을 제시한 것이 특징이다.

‘경남도 지역혁신 플랫폼’은 국비 300억 원에다 도비 128억 원, 기타 예산 20억 원을 더해 총 448억 원이 2021년 5월까지 투입된다. 올해 초 김경수 경남도지사는 경남도를 ‘교육특별도’, ‘청년특별도’로 만들겠다는 비전을 제시하면서 ‘경남도-대학상생발전협의회 실무위원회’를 만들어서 관련 구상을 구체화하겠다는 신년계획을 밝혔다. 김 지사는 경남도에서 청년 이탈이 심화하고 있는 것을 막기 위해 지역대학의 전문성과 경쟁력을 살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역설했다. 한국토지주택공사가 진주시에 있지만, 여기에서 일할 인재를 수도권에서 뽑아오고 있다는 사례를 들며 공공기관 지역 이전의 취지를 제대로 살리려면 지역대학과 지역산업이 연계돼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교육부가 예산의 많은 부분을 지방자치단체에 지원해 주고 각 지역의 특색에 맞게 지역대학을 전문산업 위주로 키워나가야 한다고 제기했다. 또 “경남을 청년들이 떠나가는 곳이 아니라 돌아오고 찾아오는 ‘청년특별도’로 만들겠다”며 “이와 함께 인재를 지역공동체가 함께 길러내도록 경남을 ‘교육특별도’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상생발전협의회는 도지사가 위원장이 되고 경남 도내 20개 대학 총장이 위원이 되며 그 밑에 사전심의 및 실무검토를 위한 실무위원회를 둘 계획이다. 실무위원회는 행정부지사를 위원장으로 하고 각 대학의 기획처장과 통합교육추진단장이 위원이다.

부산대는 지난해 1월 대학 본부 내 지역협력 전담 조직인 지역혁신협력팀을 신설해 다양한 지역협력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지역 상권 회복을 위해 소상공인 서포터즈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유학생과 함께하는 관광수용태세 정비, 무슬림 관광객 맞춤형 관광상품 개발 등 부산지역 관광 활성화에 기여했다. 자유학년제와 연계해 중학생 진로 탐색 지원을 위한 학과 체험 등의 콘텐츠도 호응을 얻었다. 그중 ‘지역대표 민·관·학이 함께 만든 문화복합공간 작은 도서관’ 사업은 교육부 주관 ‘2019년 교육기관 정부혁신 10대 우수사례’로 선정됐다. 지난해 7월 개관한 부산 금정구의 작은 도서관 ‘금정 북파크(BOOK PARK)’는 부산대와 금정구, ㈜파크랜드의 협력으로 만들어졌다.

지역 향토기업인 파크랜드가 공간 제공과 내부 인테리어 및 비품 구매를, 금정구는 도서 구매·관리, 운영인력 배치, 문화 프로그램 운영을 맡았다. 북카페형 복합문화공간인 금정 북파크는 기업이 자체공간에 시설비를 투자해 공립 작은 도서관으로 무상 제공한 최초 사례로 꼽힌다. 우리 지역도 대학과 기업이 머리를 맞대고 상호 협력한다면 새로운 모델을 만들 수 있다. 4만3천여 그루가 모여 숲을 이룬 경남과기대 캠퍼스는 도심 속 공원으로 사랑받고 있다. 2016년 생명의 숲·유한킴벌리·산림청이 주최한 제16회 아름다운 숲 전국대회에서 공존상을 받으며 그 가치를 인정받았다. 대학은 지역민들과 함께 성장하기 위해 학교 전체에 산책에 편리한 나무 데크를 설치하고 있다. 최근 한국남동발전에서 데크 설치비를 지원하기도 했다. 대학에서는 이 길을 ‘한국남동발전로’로 명명하기로 했다. 이처럼 나누면 더불어 숲이 된다.

김남경 객원논설위원·국립경남과학기술대학교 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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