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도전] 드론축구로 코로나19 이겨내요
[행복한 도전] 드론축구로 코로나19 이겨내요
  • 임명진
  • 승인 2020.07.29 16: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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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론으로 즐기는 축구 어때요?”
 
 
 
“드론으로 코로나19 이겨내요.”

손 끝으로 날리는 드론의 맛, 조정기를 잡아본 사람들은 안다. 김해지역 드론 마니아 학생들이 축구단으로 뭉쳤다. 김해시 드론축구단은 드론을 좋아하는 김해지역 초등학생과 중학생들로 구성된 팀이다. 전체인원은 8명에 불과하지만 창단 1년도 되지 않아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하는 등 뛰어난 성과를 올리고 있다.

평범한 직장인 박현호씨가 드론축구단 단장을 맡고 있다. 감독은 정병섭, 이재성씨가 코치를 맡고 있고, 박민규(김해임호중3), 정려원(김해덕정초6), 정동호(김해중앙초5), 손태현(김해중앙초5), 박태이(김해경운초2)군까지 초등학교 2학년부터 중학교 3학년까지 5명의 선수로 구성돼 있다.

선수들은 인터넷에 있는 드론 카페에서 활동하다가 서로를 알게 되었다. 다들 처음에는 조그만한 완구드론으로 드론조정의 묘미에 빠져들었다가 유튜브 등을 통해 드론축구를 접하고 본격적인 팀을 창단하게 됐다.

최근에는 드론을 날리는 광경은 곳곳에서 쉽게 볼 수 있다. 드론이라면 하늘에서 내려다보는 영상촬영을 떠올리는게 아직은 대중적인 시선이다. 하지만 드론을 이용해 축구를 즐기는 것은 드론 촬영과는 또 다른 스포츠 장르다.

드론 축구는 세트당 3분 경기에, 5명이 한 팀이 되서 상대방 골문에 드론을 골인시키면 득점하는 경기다. 5인조 경기에서 드론은 10개지만 골을 넣는 스트라이커용 드론은 하나씩 지정되어 있다. 이 드론으로 골문을 통과해야 득점이 인정된다. 팀별로 공격수, 수비수를 나눠 전술을 펼친다. 경기장은 최대 가로 10m에 길이 20m, 어느 팀이든 득점이 인정되면 다시 출발점에서 경기가 재개된다.

탄소 소재의 안전망이 둘러쳐진 드론은 그자체로 볼이 된다. 사람이 직접 뛰는 대신 드론을 조종해 즐기는 축구경기라는 점에서 오히려 코로나19 상황에서 비대면 스포츠로 폭넓은 인기를 끌고 있다.

드론축구는 우리나라가 종주국이다. 지난 2016년 전주시와 캠틱종합기술원이 개발보급한 레저스포츠다. 2018년 11월에 사단법인 대한드론축구협회가 공식출범해 현재는 전국에 17개 지부가 활동중이다. 이미 전국에서 200여 개의 팀이 1~3부 리그까지 운영될 정도로 그 저변이 크게 확산되고 있다.

박현호 단장은 “코로나 때문에 많은 대회가 취소되고 있지만 신체적 접촉 없이 드론을 조종하며 경기를 벌이는 드론 축구에 대한 관심 자체는 더 높아지는 것 같다”면서 “경남은 수도권 등지에 비해 상대적으로 후발주자에 해당한다”고 귀띔했다.

드론 축구에 대한 관심은 최근에는 교육계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다.

경남도교육청은 미세먼지, 감염병 등으로 기존의 야외체육수업 대신 원격수업을 확대하는 등 미래형 스마트 체육수업을 준비하고 있는데 드론 축구 활성화도 포함돼 있다.

도교육청은 이르면 하반기부터 희망하는 일선 학교에 드론 장비와 기술적 지원을 통해 드론 축구 저변 확대를 준비하고 있다.

창단한 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선수 대부분이 드론 레이스 대회에서 수준급 성적을 올린 유망주들로 구성돼 드론 축구의 실력은 갈수록 일취월장하고 있다.

 
 
 
드론 축구를 하기 위해 모였지만 현실은 별도로 연습할 공간조차 없는 상황이다. 코로나19 상황 때문에 더 힘들어 졌지만 그래도 매달 2회씩 꾸준히 공원 등지에 모여 농구골대를 축구골대 삼아 2~3시간씩 드론을 날리며 연습을 하고 있다.

이러한 열정을 바탕으로 창단 이후 첫 출전한 지난 2월에 열린 경기 광주 스타트 드론 축구대회에서 12개 팀 중 당당히 1등을 차지했다. 지난 11일에는 전국드론축구대회에서 2부 리그 결승에 진출, 준우승을 차지하는 빼어난 성과를 올렸다.

골잡이를 맡고 있는 박민규 선수는 “골을 넣어야 하는 압박감이 있긴 하지만 한 골씩 넣을 때마다 심장이 빠르게 뛰고 짜릿하다”면서 “서로 호흡을 맞추며 더욱 강력한 팀이 되고 좋은 성적을 내고 있다”고 말했다.

부원들은 서로 나이도 다르지만 함께 연습하며 실력도 키우고 우정도 나누고 있다.

최종 수비수를 맡고 있는 유일한 여자선수인 정려원 선수는 “상대편 드론 축구공을 밀쳐내고 마지막 1점 차이로 팀이 이겼을 때 너무 기뻤다”며 “조금 더 연습해서 어떤 축구공도 골대에 들어가지 않도록 노력하겠다”는 열정을 보였다.

팀의 목표는 1부 리그 승격이다. 1부 리그는 전국 최상위권 16개 팀이 활동 중이다.

드론끼리 부딪히는 경기이다 보니 대회 중에 드론이 파손돼 고쳐가며 경기를 펼치는 사례도 흔하게 발생한다.

박 단장은 “드론 1대당 수십만 원을 호가하는데 고장시에는 현장에서 부품을 교체해 다시 사용하곤 한다. 선수들이 직접 수리하는 경우도 많다”고 말했다.

이미 국가 간 대항전도 활발하게 열리고 있다. 지난해에는 경북 구미와 대구 등지에서 열린 전국대회에 독일, 일본 팀들도 참여하는 등 세계적으로 활성화되는 추세다.

박 단장은 “2025년 드론 축구 월드컵 세계대회가 한국에서 개최될 예정인데, 우리 선수들이 국가대표로 발탁돼 좋은 성적을 거두는 게 팀의 최종 목표”라고 말했다.

임명진기자 sunpower@g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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