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왕봉]소설(小說)
[천왕봉]소설(小說)
  • 경남일보
  • 승인 2020.07.29 1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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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은 과학이다’ 며칠 전 만났던 박구경 시인의 말이다. 네 번째 시집 ‘외딴 저 집은 둥글다’를 최근에 발표한 중견시인은 ‘쓸수록 어렵고 힘든 시의 본령’이라는 표현으로 시작활동의 어려움을 작품을 통해 털어 놓았던 적 있다. 그러면서 ‘소설을 쓴다는 것은 정말이지 과학적이고 힘든 창작활동’이라고 촌평했다.

▶소설은 사전적 정의로 ‘사실 또는 작가의 상상력에 바탕을 두고 허구적으로 이야기를 꾸며나간 산문체의 문학양식’이다. 삼라만상 모든 일과 우주만물, 인류가 상상할 수 있는 인간의 오욕칠정이 담긴 이야기라 할 수 있다. 꾸며낸 이야기지만 설득력이 있고 실체적 진실만큼 단단하고 보편적인 개연성이 있어야 한다. 그래야 소설이 완성 된다.

▶언제부턴가 ‘소설’이 희화화 되었다. ‘소설 쓰다’는 아예 ‘지어내어 말하거나 거짓말을 하다’는 관용구로 정착 했다. 각종 비리나 비위, 의혹을 받고 있는 사람들의 단골 메뉴가 ‘소설 같은 이야기’라는 표현이다. 의혹이 제기되면 일단 ‘소설’이라고 일축한 다음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려 보자는 심산이 깔려있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아들과 관련한 질의를 하는 윤한홍 의원에게 “소설을 쓰시네”라고 비야냥 거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가 파행을 겪는 사태가 발생했다. 윤 의원은 “국회의원들이 소설가냐”며 항의했고 야당은 사과를 요구했지만 장관은 거부했다. 장관의 ‘소설’론 보다 “지도자는 자기 주변에 더 엄해야 하고, 국민의 의심을 산다면 본인이 풀어야 한다”는 윤 의원의 발언이 더 와 닿는다.
 
한중기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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