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드인사, 무엇이 문제인가
코드인사, 무엇이 문제인가
  • 경남일보
  • 승인 2020.07.30 1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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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경 경남사회적가치지원센터 센터장
경남의 2019년, 2020년을 보면 ‘꼼수’란 단어가 자주 떠오른다.

김경수 도지사의 도정이 시작된 이후 2018년부터 설립되기 시작한 지원센터들. 몇 개월의 기간을 두고 만들어진 각종 지원센터 소식을 듣고 타 지역 시민활동가들이 묻는다. “경남엔 단기간에 무슨 지원센터가 그리 많이 생긴 거냐” 라는 질문과 함께 “각각의 지원센터가 갖는 특수성과 목적성은 무엇이냐” 라고. 그런데 이러한 질문에 답변을 해 줄 수가 없다.

그에 대한 공론화 과정을 본적이 없고, 명색이 필자도 시민활동가임에도 불구하고 위탁을 받은 민간단체명도 낯설고, 위탁을 받은 법인이 위탁받은 센터와 연관된 활동 이력에 대한 정보를 본적도 들은 적도 없기에 몰라서 답변을 해줄 수가 없다.

그도 그럴만한 것이 경남의 지원센터들의 민간위탁 과정을 들여다보면 절차적 정당성에 하자가 없다고 말할 수 없다.

첫째, 경상남도공익활동지원센터, 경남마을공동체지원센터 등(이 외에도 다수)을 만들고 위탁할 민간단체를 공모했는데, 이 공모에 참여하고 선정 된 법인이 공교롭게도 위탁 공모 공고가 나기 한 달 또는 두 달 정도 전에 급조로 만들어진 법인들이라는 점.둘째, 민간 위탁한 지원센터들의 센터장들은 현 정권을 지지하던 시민단체 연대 활동을 하던 활동가들 또는 전국에 약70개 회원단체로 조직되어있는 시민단체의 경남지역협의회에서 실무책임자로 활동했던 이들이라는 점이다.

이러한 상황들로 알 수 있는 것은 이젠 우리가 그동안 들어오던 중앙부처, 공공기관의 요직에만 코드인사가 한정된 것이 아니라는 것이 된다. 개인적으로 코드인사가 나쁘지는 않다고 생각한다. 정권 및 지자체장과 호흡이 맞는 인사가 기관장직을 더 잘 수행할 수도 있을 것이다. 문제는 이러한 코드인사가 아니다. 꼼수로 공모절차를 통과한 것이 결과적으로 절차적 정당성에 하자를 남기는 것이 되는 것이고, 이러한 사례들이 결국 정의·공평·공정 등을 슬로건으로 내 새운 문재인 정부에 대한 국민 신뢰도에 부정적 영향을 주게 되는 것이다.

인사의 요체는 적재(適材)를 적소(適所)에 배치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반드시 필요한 것이 반대 진영까지 보듬는 탕평인사다. 제한된 인재풀에서 선택하다 보면 적재를 찾기 어려울 수 있기 때문이다.

탕평인사가 무엇인지 잘 보여주는 것이 ‘한비자’의 외저설(外儲說)편에 나오는 조무의 고사다. 노 나라의 평공(平公)이 중모라는 전략적 요충지의 수령 자리가 비자 신하 조무에게 “누구를 임명하면 좋겠는가?”라고 물었다. 그러자 조무는 형백자라는 사람을 추천했다. 평공이 이상히 여겨 “그 사람은 당신의 원수가 아닌가?”라고 물으니, 조무는 “사사로운 일을 공적인 일에 끌어들일 생각은 없습니다.”라고 답했고, 이어 평공이 “재화를 관장하는 장관은 누가 좋겠는가?”라고 다시 물으니, 조무는 “제 아들이 좋을 것 같습니다.”라고 대답했다. 이 예화를 들어 한비자는 적재라면 “밖으로는 원수라도 피하지 않고 안으로는 자식도 내치지 않는다.”는 인사 원칙을 내놓는다.

비슷한 이야기가 사마천의 ‘사기열전’에도 나온다. 진(晉)나라 도공(悼公)의 신하로 중군의를 맡고 있던 기해가 고령으로 사직을 청하자 도공은 적합한 후임자를 천거해 달라고 했다. 기해가 해호를 추천하자 도공이 깜짝 놀라며 “해호는 그대의 원수인데 어찌 그를 천거하느냐”고 물었다. 기해는 “전하께서는 적임자를 물으셨지 제 원수를 물으신 게 아니지 않습니까”라고 대답했다. 공교롭게도 해호가 죽자 도공은 또다시 기해에게 적임자를 천거하라고 했다. 그러자 이번에는 자신의 아들 기오를 추천했다. 도공은 또 놀라면서 “기오는 경의 아들이 아니냐”고 물었다. 이에 기해는 “전하께서 적임자를 물으셨지 제 아들에 대해 물은 것이 아니지 않습니까”라고 말했다.

두 이야기가 말하는 인사원칙은 동일하다. 능력이 있는 인재라면 반대편일지라도 기용할 수 있어야 하고, 측근 인사라도 능력만 있다면 남의 이목이 두려워 굳이 내칠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적재라면 대통령이나 자치단체장이 누구를 기용(起用)한들 무엇이 문제이겠는가. 적재가 아닌데도 코드가 맞으니까 기용(起用)한다든가 적재임에도 코드가 맞지 않는다고 내치는 게 문제일 뿐이다.

이후에라도 정의·공평·공정한 나라를 위해 지역에서부터 절차적 정당성이 확보된 진정한 탕평인사가 이루어지길 기대해본다.

이수경 경남사회적가치지원센터 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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