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난 합천군민 "황강물 지키자"
성난 합천군민 "황강물 지키자"
  • 김상홍
  • 승인 2020.08.04 19: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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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낙동강 통합물관리 연구용역 보고회 개최
환경부, 황강물 45만t 활용 등 ‘물 공급안’ 발표
군민 300여명, 창원컨벤션센터 현장 집회 예고
낙동강 통합물관리 연구용역 중간보고회가 창원에서 예정된 가운데 합천군민들이 황강물 공급방안에 대해 강하게 반발하고있다.

합천군민과 취수장반대추진위원회 300여명은 5일 창원시 의창구 창원컨벤션 센터에서 대규모 집회를 열기로 했다.

군민들은 정부가 부산시의 식수 부족 문제 해결을 위해 황강 물 공급 방안을 본격화하는 것을 반대하기 위해 대형버스 10대를 동원해 지역의 현실과 입장을 담은 성명서를 전달할 계획이다.

환경부는 이날 오후 2시 창원컨벤션센터 6층 회의실에서 ‘낙동강 통합물관리 연구용역 중간보고회’을 열고 △합천 황강 물 45만t 활용 △창녕 강변여과수 50만t 개발 △초고도처리 조합 등 3가지 대안을 발표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 중 하루 총 개발물량인 95만t 중 47만t을 부산시에 우선 공급하고, 나머지 48만t은 창원시(31), 김해시(10), 양산시(6), 함안군(1)에도 각각 공급한다는 내용이다.

환경부의 낙동강 통합 물 관리 방안 주요 내용에는 ‘비상시에 대비한 최적 물 공급 방안’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비상시 대비는 과거 ‘황강 취수장’사례를 비춰봤을 때 지역 반발을 최소화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합천 황강 물을 부산시에 공급하려는 움직임은 지난 1996년에 처음 시작됐다.

당시 부산시에 50만t을 공급하려고 했으나 지역주민들이 강력하게 반대했고 이 과정에서 시위 주동자 3명이 경찰에 구속되면서 계획은 백지화됐다.

환경부는 부산·울산, 대구시 물 문제 해결을 위해 늦어도 연말까지는 대책 마련에 속도를 내고 있는 모습이다. 지난달 23일 신진수 환경부 물통합정책국장은 합천군을 방문해 문준희 군수와의 첫 만남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부산시의 식수 부족 문제 해결을 위해 황강 물 이용 계획에 대해 논의했지만 별다른 성과는 없었다.

문준희 군수는 “지난 1995년 황강 취수장 설치를 반대했다”며 “주민 동의 없이는 사업 추진이 불가하다”라고 반대 입장을 보였다.

이어 “광역 상수도로 인해 상류지역 규제와 수량 부족 등에 대한 주민들의 불안이 상당하다”면서 “특히 정부의 일방적 사업 추진보다 주민의 불안 해소를 위한 보장 장치 마련 등 소통을 통한 이해를 구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신진수 환경부 물통합정책국장은 “낙동강 하류 지역의 맑은 물 공급을 위해 취수원의 다변화가 불가피한 상황”이라며 “황강 광역상수원 설치로 현재 초계·적중 취수장으로 인한 상수원보호구역 등 규제지역 외 추가 규제는 없다”라고 말했다.



또 “환경부에서 수질과 수량을 통합 관리하고 합천댐과 보를 연계 운영함에 따라 물 수량 부족은 없다”라고 했다.

결국 이날 1시간 이상 진행된 면담은 상호 이해의 폭을 넓히고 공감대를 확대하였으나 서로의 입장 차이만 확인하는 수준에서 마무리됐다.

합천군의회도 지난달 20일 ‘황강 물 취수 논의를 즉각 철회하라’라는 결의문을 채택하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결의문에서 “합천군의 발전과 미래를 위협했던 황강 취수장 건립이 2020년 7월 ‘낙동강유역 통합 물관리 계획’이라는 명칭으로 변경돼 다시 합천군을 위태롭게 하고 있다”면서 “지역 이기주의가 아닌 합천군의 생존을 위해 환경부와 부산시에 강한 유감을 표시한다”라고 밝혔다.

합천주민들의 창원 집회 소식이 알려지자 경남도와 환경부는 5일 개최 예정인 ‘낙동강 통합물관리 연구용역 중간보고회’의 차질을 우려하고 있다.

경남도 관계자는 “당초 안인 세종시 용역 중간보고회를 관계인이 많은 경남에서 열기로 한 취지를 살펴 줬으면 한다. ‘보고회’에 참석해 내용을 들어보고 반대의견을 개진했으면 하는데, 환경단체와 주민 등은 무조건 자기 지역의 물을 대상으로 하는 용역 자체를 거부하고 있다”며 답답한 심정을 토로했다.

한편 합천군은 오는 7일 17개 읍·면에서 환경부의 용역 보고서 내용을 주민에게 알리기 위해 설명회를 연다.

김상홍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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