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안학교’, 경남 미래교육의 새로운 도전
‘대안학교’, 경남 미래교육의 새로운 도전
  • 임명진
  • 승인 2020.08.05 18: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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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의 꿈과 희망이 익어가는 학교

<목차>
1. 경남 대안학교, 어디까지 왔나

2. 창원자유학교-‘전환기 대안교육’
3. 금곡무지개고교, 남해보물섬고교-‘민간위탁형 대안학교’

민간위탁형 공립 대안학교라는 개념은 교육부가 지난 2016년 공모를 통해 전국을 5개권역으로 나눠 선정하면서 처음으로 등장했다.

전문가인 민간위탁자의 역량을 공립학교에 접목해 운영하는 학교이며 다양한 대안교육 희망학생, 학업중단 위기학생 및 학업을 중단한 학교 밖 청소년의 학업복귀를 목적으로 하고 있다.

2018년 대구에서 최초의 민간 위탁형 공립 대안학교가 개교했고, 2019년에는 두 번째로 강원도에서, 세 번째로는 올해 3월에 김해시 금곡무지개고등학교가 문을 열었다.

박종훈 교육감은 “내년에는 남해보물섬고등학교가 개교를 앞두고 있다. 경남은 김해시와 남해군, 2개 지역에서 동시에 선정돼 남다른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공간프로젝트(2차 인사이트투어)2
공간프로젝트(2차 인사이트투어)2

1) 금곡무지개고등학교
김해시에 있는 금곡무지개고등학교는 올해 3월 개교한 신설 학교다. 현재 1학년 15명이 입학해 완성 학급이 되었을 때는 전교생이 45명이다.

이 학교의 특별한 점은 민간위탁 방식으로 학교를 운영한다는 점이다. 민간의 영역과 공교육의 시스템을 융합한 그야말로 새로운 모델의 대안학교다.

수업방식도 개성이 넘친다. 학생이 많은 일반 학교는 시도할 수 없는 개별화를 교육과정에 적극 반영하고 있다.

국어와 사회·역사 과목 외에는 대안교과로 구성돼 교사의 상상력과 학생들의 선택에 따라 다양한 교과과정 운용이 가능하다는 특징도 있다.

1학년 심민채(17) 학생은 “여기는 책상에 앉아서 공부만 시키지 않아요. 무엇보다 내가 원하는 수업을 할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이 학교 교육과정의 핵심은 학년별로 중점적으로 달성할 고유의 핵심가치를 담고 있다는 점이다.

1학년 때는 ‘함께’라는 가치를 기치로 학생들의 공동체성, 소속감을 양성하는 데 모든 교과목들이 융합한다. 이를테면 공간이라는 개념을 가지고 시작해 학교의 물리적 공간에 대한 디자인, 수학적 계산, 다른 공간 탐방 등 다양한 교과목들을 통합하는 ‘함께’라는 가치를 공유하며 배운다.

2학년 때는 1학년 때 형성된 ‘함께’라는 가치의 내면화를 기반으로 ‘실존’의 가치를 지향한다.

학생들이 한계상황을 경험하고 자신의 실존, 즉 ‘나는 누구인가, 나는 무엇을 할 수 있는가, 나는 무엇을 해야만 하는가’라는 실존적 질문에 대답할 수 있도록 모든 교육과정의 초점이 맞춰져 있다.

3학년 때는 ‘함께, 실존’이라는 가치를 근거로 자신만의 이야기를 만들어낼 수 있도록 자신만의 색깔을 나타내는 교육과정을 운영한다.

색다른 교육과정에 학생들의 반응도 뜨겁다. 강예빈(17)학생은 초등학교를 졸업한 뒤 그동안 홈스쿨링을 하다 대안학교를 선택한 사례다. 입학이후에 가장 인상에 남는 순간을 최근에 받은 공간 수업을 꼽았다. 직접 공간을 재탄생시키는 과정이 너무 재미있어 열정적으로 수업에 참여했다.

무지개고교는 학생 개개인의 특성에 맞는 교육적 환경을 조성하는데 더욱 주력해 나갈 계획이다.

이를 기반으로 학생들은 자신만의 이야기를 졸업하기 전에 만들어간다. 교사와 학생, 학부모, 지역민이 함께 논의하고 교육공동체를 형성해 나가는 것도 중요한 과정으로 여긴다.

학생들이 스스로 행복한 삶을 준비할 수 있도록, 느리더라도 함께 성장하는 교육 현장을 만들어가는 것. 그것이 바로 무지개고교만의 차별화된 핵심가치라고 할 수 있다. 

 [인터뷰]조생연 금곡무지개고 교장

“학생이 행복한 학교 만들 것”
 

조생연 교장
조생연 교장

조생연 교장은 지난해 교육청 주관 공모 교장에 민간추천 교장 후보로 지원하면서 무지개고교와의 인연이 시작됐다.

대안교육을 접하게 된 것은 1997년 12월 간디학교 개교 작업을 시작해 2020년 2월까지 22년을 대안학교 교사로 살아왔다.

대안교육 운동이 시작될 때를 돌아보자면 오늘날은 큰 변화가 있다고 했다. 입시 위주 교육을 통한 줄 세우기 등 학교에 순응하지 못하는 학생들에게 피난처의 역할로서도 존재 의미가 있던 대안학교가 지금은 공립에서 만들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조 교장은 “학교가 변화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여전히 청소년들은 많은 문제를 안고 있다. 더욱 견고해지는 양극화 현상들로 인해 많은 청소년들이 출구를 찾지 못하고 있다”면서 “학생들이 오고 싶어 하는 학교, 자신의 꿈을 실현하기 위해 노력과 실패가 두렵지 않은 학교, 학교 구성원 모두가 행복한 학교로 만들어 가고 싶다”고 했다.

2) 남해보물섬고등학교

내년 3월 개교를 앞둔 남해보물섬고등학교 조감도

내년 3월이면 남해군 창선면의 아름다운 바다 마을, 율도리에 ‘남해보물섬고등학교(가칭)’가 문을 연다.

이미 많은 대안학교들이 시도하고 있듯이 남해보물섬고교는 입시교육으로는 얻을 수 없는 교육적 가치를 찾아가는 선도적 학교다.

그런 가치를 소중히 여기고 함께 경험하고 싶은 학생이라면 누구에게나 문이 활짝 열려 있다.

남해보물섬고교의 교육과정은 남해 상주중학교 교육과정 운영과 밀접하게 연계돼 있다. 남해 상주중학교는 2016년 3월 경남 최초의 대안교육 특성화중학교로 전환해 새롭게 출범한 이후 전국적인 관심과 주목을 받고 있다.

상주중학교를 운영하는 학교법인 상주학원이 2016년 12월에 민간위탁형 공립대안학교인 ‘남해보물섬고등학교’의 민간위탁자로 선정돼 현재 개교를 앞두고 지역사회와 함께 지혜를 모으고 있다.

남해보물섬고교는 교육청의 지원 속에 공립학교 교사들이 운영하는 공립학교의 성격과 대안학교의 운영을 충실히 해온 상주학원의 경험이 융합돼 운영되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개교와 함께 다양한 실험적인 교육적 경험들을 해 나갈 채비를 하고 있다.

김상문 도교육청 장학관은 “경남교육청에 설립 준비TF가 만들어져 개교를 준비해 가는 과정에서 세운 큰 틀은 배움과 삶이 즐거운 행복한 사람 육성이다. 이를 위해 크게 여행학교, 창조학교, 현장학교라는 세 가지 영역의 교육과정을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여행은 가장 좋은 교육이다. 아이들은 여행을 통해 사람과 사람, 사람과 지역, 사람과 세계를 만난다. 지역에서 출발하되 국토를 아우르고 마침내 세계를 만나 세계를 사유하는 청소년을 기르는 게 목적이다.

창조학교는 아이들이 온전한 인격체로 성장할 수 있도록 작업장, 연극, 인문학 등을 기반으로 노동의 땀, 창작의 즐거움과 배움의 기쁨을 모두 아우르는 것이 목표다.

현장학교는 삶이 곧 교육이고 가르침이다. 아이들은 바다의 발견, 직업의 발견, 삶의 발견을 통해 삶에서 소외되지 않고 삶 속으로 뛰어들어 참여와 실천으로 단단하게 성장할 것이다.

학교의 모든 교육과정과 운영도 이런 원칙에 기초하고 있다. 그동안 교육의 현장성을 강조하는 대안학교, 예술 중심 대안학교, 여행 전문 대안학교는 있었지만 이 모두를 포괄하는 학교는 없었다.

남해 상주중학교가 성과 있게 운영되면서 남해지역에 대안교육의 기틀이 마련됐다. 그러한 노력과 성과를 바탕으로 남해보물섬고교는 또 다른 색깔을 가지고 ‘돌아오는 농촌, 다시 만나는 마을학교’로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박세권 민주시민교육과장은 “남해가 가진 천혜의 자연환경 속에서 도시의 일반 학교와는 다른 새로운 경험과 성찰의 기회는 정서적으로 지치고 힘든 청소년들을 치유할 뿐 아니라 삶을 대하는 힘과 용기를 줄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인터뷰]여태전 남해상주중 교장

“지혜모아 개교준비 박차”
 

여태전 남해상주중 교장
여태전 교장

“남해라는 천혜의 자연환경을 잘 활용하면서 교육의 본질에 대해 적극적인 질문을 하고 답을 찾아 나갈 것입니다”

여태전 남해상주중학교 교장은 이 같은 소신을 밝히며 향후 운영방안에 대한 철학을 소개했다. 내년 개교를 앞두고 있는 남해보물섬고교는 학교법인 상주학원이 위탁받아 운영하는 공립 대안학교다.

여 교장은 “지역에서 참신한 활력이 되고 주민들에게도 자랑스러운 학교가 되기 위해 더욱 세심하게 준비해야 겠다는 생각이 많이 든다”고 했다.

전교생은 45명인 작은 학교이지만 개교와 함께 교육계에 새로운 교육 희망을 제시하는 학교가 되기를 바라고 있다.

여 교장은 “도시의 일반 학교에서는 해낼 수 없는 새로운 경험과 성찰을 통해 학생들에게 많은 삶의 영감을 줄 수 있을 것”이라면서 “앞으로 이런 관점과 철학을 학교 공동체와 지역 주민들과 함께 공유할 수 있는 기회를 자주 만들어 가겠다”고 밝혔다.

임명진기자 sunpower@g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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