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왕봉]별정우체국
[천왕봉]별정우체국
  • 경남일보
  • 승인 2020.08.05 1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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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기 (논설위원)
급진 개화파 홍영식은 보빙사 일원으로 미국을 다녀온 뒤 우정총국 설립을 주도했다. 1884년 12월 4일 우정국 개국연에서 김옥균 등과 갑신정변을 일으켰으나 ‘3일 천하’로 막을 내렸다. 결국 닷새 만에 최초의 우체국이 폐지되었다가 10년 후인 1895년 우체사가 설치되면서 근대적 우편업무가 도입되었다.

▶해방 후 국가예산이 부족해 벽지까지 우편서비스가 어려워지자 정부는 1961년 궁여지책으로 ‘별정우체국’을 만들었다. 읍·면당 우체국 1개씩을 설치해 개인부담으로 건물과 시설을 갖추어 체신업무를 대행할 수 있도록 했다. 지금도 별정우체국 726개소가 있다. 이중 94.7%가 농촌지역에 위치해 있다.

▶농촌에서 우체국은 더 없이 귀한 관공서다. 코로나19사태 때는 공적 마스크 판매와 재난지원금 지급 창구역할도 했다. 농촌지역 우체국은 수확기 때면 눈코 뜰 새 없이 바쁘다. 우편·금융업무에 농산물 택배가 넘쳐나기 때문이다.

▶정부가 별정우체국을 대대적으로 손보기로 했다. 인원감축을 위해 ‘현대판 음서제’ 척결 명분을 내세웠다. 별정 우체국장 133명이 4대째 세습하고 있다는 수치까지 제시하고, 비리 사례와 적자 현황도 공개하며 구조조정을 압박하고 있다. 국가의 필요에 따라 만들어졌다가 이제는 적폐 취급 당하는 셈이다. 비리가 있다면 사안에 따라 단죄하면 될 일이다. 공공부문 인력 증원을 주창하던 정부가 농촌 우편서비스는 안중에도 없는 모양이다.
 
한중기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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