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 다시 무대에서 만날 테니까
언젠가 다시 무대에서 만날 테니까
  • 경남일보
  • 승인 2020.08.05 1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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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예빈 (경남대학보사 편집국장)
월요일이 공포였던 나를 개그콘서트(이하 개콘)가 달래주었던 적이 있다. 나중에는 친구들과 어제 본 개콘에 대해 이야기하며 맞이하는 월요일이 기다려졌다. 그렇게 습관처럼 챙기던 프로그램 이었지만, 어느 순간 보지 않게 되었다. 좋아하던 코미디언이 떠나서였을까? 뻔한 진행과 예측 가능한 콩트가 지겨워서였을까? 더 재미있는 프로그램이 많이 생겨서일까? 명확한 이유를 꼽을 수 없지만, 공개 코미디가 자연스럽게 내 관심 밖으로 밀려난 건 사실이다.

2017년, 개콘과 경쟁하던 SBS 웃찾사가 막을 내렸다. 위기를 인지한 개콘은 떠났던 코미디언들을 다시 부르고 전성기 코너를 부활시켰다. 하지만 이미 식은 시청자 마음에 불을 지피는 일이 쉽지 않았다. 모두가 체감하는 위기 속 ‘코로나19’라는 난제까지 겹치게 된다. 1999년부터 이어지던 장수 프로그램은 어려움을 넘지 못하고 ‘휴식’을 선언한다.

웃찾사에 이어 개콘까지 막을 내려야 했던 무엇일까? 누군가는 코미디라는 장르 자체가 지금 사랑받지 못하는 요소투성이라고 한다. 한때 코미디 프로그램은 사회 풍자로 관객들의 웃음을 샀다. 쉽고 중독성 강한 말장난은 유행어가 되고 수많은 코미디언이 유행어 하나로 스타가 됐다. 하지만 소재 고갈은 빨랐고 어디서 본 듯한 코미디가 판을 친다. 시청자는 새로움이 없는 코미디에 질렸고 방송사도 리얼리티, 버라이어티 등에 초점을 맞췄다.

그런 위기를 기회로 만들려는 노력이 곳곳에서 보였다. 코로나19로 공연 관람에 제약이 걸려 코미디빅리그는 랜선 방청을 도입했다. 실시간으로 방청객들과 소통하며 참여를 높였다. 방송 전, 선공개 영상으로 시청자 흥미를 끌고 방송 이후 유튜브와 SNS에 하이라이트 영상을 업로드 한다. 그리고 역대 화제성이 높았던 코너에 자막과 효과를 더해 유튜브 용 영상으로 다시 만든다. 새로운 포맷을 적극 활용하여 앞으로를 대비하고 있었다.

21년 동안 우리 옆을 지키던 지상파 코미디 프로그램이 사라진 건 안타까운 일이다. 그러나 이젠 우리가 미디어를 접하는 매체와 방식이 변했단 것을 받아들여야 한다. 기존에 만들어졌던 낡은 방식은 과감히 버리고 새로움을 접목해야 할 때가 왔다. 나는 새로운 매체를 활용한 ‘뻔’이 아닌 ‘Fun’한 코미디가 우리 곁으로 돌아올 것을 확신한다. 다만 그날이 너무 늦지 않길 바랄 뿐이다.

박예빈(경남대학보사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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