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약한 여인들이라서?
연약한 여인들이라서?
  • 경남일보
  • 승인 2020.08.06 1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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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혜정 (진주여성회 대표)

연이어 일어난 이름을 대면 다 알만한 유명 정치인들의 성추행, 성폭력 사건은 우리 사회의 큰 충격을 주었다. 그 연장선에서 최근 박원순 서울시장의 죽음 이면에 드러난 성폭력사건은 너무나 큰 사건이 아닐 수 없었다.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잡기 위해 노력하는 여성인권운동을 지지했던 그들이었기에 그들이 가해자로 변한 모순된 상황을 직면할 줄은 아무도 예측할수 없던 일이었다. “그들 마저도 여지없이 행사하는 위력에 의한 성폭력” 이라는 두터운 벽 앞에 혼란을 넘어 “정말 변할 수 없는 것일까” 두려움마저 들게 한다.

이렇게까지 오게 된 것은 도대체 무엇이 문제였으며 어떤 잘못이 있는 걸까. 단순히 개인의 문제라고 보기엔 너무 만연하다. 파고 캐내도 그 뿌리가 보이지 않는다. 요사이도 고구마처럼 줄줄이 나오고 있지 않은가. 과거 여성은 상속을 받을 수 없었고, 교육을 받을 수 없었고, 바깥활동을 할 수 없었다. 심지어 삼종지도라는 법도 있었다. 여성의 직업은 보조업무거나 주로 육아, 서비스업, 비서등 돌봄노동에 집중되어 있었다.

지금은 완전히 달라졌을까? 사회는 남녀로 가르지 않고 온전히 그 사람의 개성에 맞게 존중되고 있나? 오랜 가부장제 사회에서 당연하게, 너무도 당연하게 받아들인 불평등한 성문화가 민주주의 사회의 발전으로 인해 보이기 시작했다. 남과 여를 넘어 누구나 차별받을 수 없으며 만인은 모두 평등하다는 달라진 감수성도 생겼다. 그런데도 여전히 달라지지 않는 것이 있다. 그것은 바로 사회 곳곳에서 등장하는 성차별 구조다. 만연한 여성혐오, 곳곳에 드러나는 여성차별, 사이버 성폭력을 비롯 일상화된 여성폭력등등 그 불평등한 구조를 허물지 못한다면 우리 사회는 다시 도돌이표인 셈이다.

가장 개인적인 것이 가장 정치적이다 (독일 페트라 켈리외)말이 있다. 최근 모 정치인의 말처럼 성폭력을 당한 것은 연약한 여인이어서 당한 것일까? 그 성폭력 사건에는 위력이 존재했다. 시장이라는, 차기 대권주자라는 권력이 작동했고 그것을 만들어 낸 성차별 구조가 있었다. 연약한 여인들이어서가 아니었던 것이다. 개인에게 일어난 일은 사회구조적 문제들과 연관되어 모두가 풀어야 하는 정치적 과제일 수 있다. 성폭력 사건을 개인적인 문제로 치부할 것이 아니라 우리 사회가 함께 해결해야 하는 과제로 받아들일 때 변화도 시작된다.

그렇다면 우리 사회는 무엇이 변화되어야 하는 걸까.

먼저, 일상화된 성평등 문화만들기를 많은 영역에서 시행해 나가야 한다. 흐르는 물이 썩지 않는 것처럼 일상이 잔잔한 물흐름만큼의 변화라도 있다면 충분히 가능한 일들이다. 바닷물이 썩지 않는 이유도 3%의 소금 때문이다. 작은 노력이 일상화 될 때 그것은 문화가 된다. 우리가 소금이 되기를 주저하지 말자. 또한 나 스스로 일상에서 위력을 행사하는지 돌아볼 필요가 있다. 여성-남성의 대립구도를 말하는 것이 아니다. 여성과 남성을 넘어 사람에 대한 신의를 바탕으로 자신이 상대방을 존중하는지 돌아보자. 행여 기관이나 광역단체시장처럼 조직의 리더라면 더 필요한 성찰이다.

마지막으로 사건이 발생했을 때 가해자와 분리하고, 피해자와 연대하며(WITH YOU), 2차가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주변을 돌아보고 사회구조를 바꾸는데 노력해야 할 것이다. 우리 삶의 목표는 평화롭고 안전한 공동체를 이루고 그 속에서 나와 너, 우리의 행복을 찾아가는 것이다. 우리는 단순한 개인이 아닌 그 아름다운 공동체의 구성원이기에 새로운 변화를 시도하는 정치를 시작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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