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흥길 교수의 경제이야기]인 앤 아웃 햄버거
[김흥길 교수의 경제이야기]인 앤 아웃 햄버거
  • 경남일보
  • 승인 2020.08.09 1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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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햄버거라는 단어는 ‘햄버거 샌드위치’ 곧 ‘햄버거 스테이크를 패티로 한 샌드위치’를 축약해서 쓰게 된 표현이다. 그런데 오늘날에는 패티를 구운 후 빵 사이에 끼워먹는 음식으로 보편적으로 쓰이다보니, 햄버거처럼 만든 겹빵 음식이라는 의미인 버거(Burger)라는 표현도 일상화 되었다. 치킨 버거, 터키(칠면조) 버거, 불고기 버거, 새우 버거, 치즈 버거와 같은 표현들이 그러하다. 역사적으로는 19세기 독일 이민자들이 미국에 정착하면서 햄버거 스테이크가 들어오게 되었는데, 함부르크식이라는 뜻에서 ‘함부르거(Hamburg-er)’라고 명명한 것이 그 시초로 알려져 있다.

이러한 햄버거를 정식으로 상품화하여 패스트푸드로 미국 전역에 보급한 주체는 오늘날까지도 인기 있는 프렌차이즈 식당인 화이트캐슬(White Castle)로, 1921년부터 선보이기 시작한 것이라고 한다. 맥도날드는 단지 이런 화이트캐슬에서 개발한 햄버거를 다양화 하고 패스트푸드로서의 장점 등을 체계화 하여 전 세계에 퍼트린 것이다. 햄버거가 한국에 처음 들어오게 된 것은 1950년 한국전쟁 때로, 미군들이 부대 인근에서 미국식 햄버거를 만들어 먹었던 것이 퍼지면서 서서히 알려지기 시작하였다. 1979년에 롯데리아가 개점을 하게 되고, 맥도날드가 한국에 진출하면서로 본격적으로 햄버거 시장을 열게 되었다.

미국에서 가장 인기 있는 버거 체인 상위 10곳을 조사한 결과들을 보면 1위 아니면 2위에 자리하는 햄버거 브랜드가 바로 인 앤 아웃(In-N-Out)이다. 2015년 미국 음식점 전문잡지인 레스토랑뉴스(Restaurant News)의 설문 조사에서 미국인이 가장 선호하는 ‘리미티드 서비스 레스토랑(고객이 돈을 지불한 후 빠른 시간 안에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레스토랑)’에 인 앤 아웃 햄버거가 1위로 선정된 바 있다. 인 앤 아웃이 미국에서 큰 인기를 얻는 이유는 그날 당일 납품된 식재로만 써서 신선도를 높이며, 인 앤 아웃만의 전통적인 방식으로 햄버거, 치즈버거, 더블더블 이 세 가지로 구성된 단출한 메뉴로 손님들에게 큰 지지를 받기 때문이다. 그리고 제조 노하우가 유출되는 것을 막고, 신선도를 유지하기 위해 식자재 배송이 가능한 가까운 곳에만 매장을 개설해왔다.

인 앤 아웃이 미국인들로부터 얻는 신뢰와 인기의 비결은 창업주인 해리와 에스더 스나이더 부부가 1948년에 설립할 때부터 정립한 경영철학이라 할 수 있다. “손님에게 가장 신선하고 가장 질이 좋은 음식을 빛이 날 정도로 깨끗한 환경에서 친절하게 제공하는 것이다”라는 모토아래, ‘상품의 질, 서비스나 기준은 타협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현재까지 굳게 고수해오기 때문이다. 창업주의 두 아들은 그들의 부모가 경영하는 식당경영관리방식을 배웠고 경영철학에 충실하였다. 지금은 창업자의 손녀로 기독교 신앙이 독실한 린시 스나이더(Lynsi Snyder)가 지난 2010년부터 CEO자리를 물려받았다. 린시는 인 앤 아웃을 4개주에서 6개주까지 사업을 확장하여 329개 매장을 운영하면서, 인 앤 아웃의 전통메뉴 햄버거와 감자튀김을 기본으로 하는 간단한 메뉴를 이어가며 일관된 레시피를 그대로 유지해나가고 있다.

인 앤 아웃에 가면 언제나 하얀 옷에 빨간 모자에 앞치마를 두른 젊은이들이 밝고 활기찬 모습으로 민첩하게 일하는 것을 볼 수 있다. 그들은 인 앤 아웃 버거에서 설립한 인 앤 아웃 대학에서 창업주의 경영철학에 입각한 서비스정신을 체득하였기 때문이다. 그리고 다른 경쟁업체와 확연하게 구별되는 부분은 린시 스나이더가 회사를 운영하는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철칙으로 삼는 ‘신뢰, 돌봄, 코칭’이라는 성경적인 원칙과 CEO로서의 역할을 잘 감당할 수 있는 탁월함이라는 것이다. 인 앤 아웃 버거는 동물 모양의 신선한 감자를 갓 잘라 튀긴 프렌치프라이로 인기를 누리기도 하지만, 컵 하단 및 제품 포장지 등에 새겨진 성경구절로 유명하다. 요한복음 3장 16절, 요한계시록 3장 20절, 마태복음 6장 19절, 고린도전서 13장 13절 등을 새긴다. 경상대학교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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