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흐는 어떻게 사랑받는 작가가 되었을까
고흐는 어떻게 사랑받는 작가가 되었을까
  • 경남일보
  • 승인 2020.08.09 1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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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혜령 사천문화재단팀장

요즘 사천문화재단에서 ‘반고흐, 그 위대한 여정 레플리카 체험전’이 진행 중이다. 전 세계에 흩어져 있는 고흐의 대표작품들을 한곳에서 관람할 수 있도록 기획된 전시로, 전시 한 달 만에 관람객 1만 명을 넘기는 높은 인기를 누리며 사천미술관이 사천의 새로운 핫 플레이스로 떠오르고 있다.

올해는 빈센트 반 고흐가 서거한 지 130년이 되는 해이다. 100여 년의 시간을 넘어 한 사람을 주제로 다양한 장르의 작품들이 만들어지는 것을 보면 그가 얼마나 전 세계적으로 사랑받는 작가인지 새삼 느끼게 된다. 사람들이 고흐에 열광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필자는 미술사적인 의미, 그의 삶이 주는 영감이 그 이유이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미술사적으로 19세기 이전 회화는 2차원인 평면(캔버스)에 3차원을 표현하는 즉, 눈에 ‘보이는 세계’를 있는 그대로 화폭에 재현하는 것이 중요했다. 그리하여 원근법, 빛과 렌즈를 이용하여 대상을 보다 실재하는 것처럼 표현하고자 했다. 19세기에 들어 산업 과학의 발달로 사진기가 발명되었고, 당시 작가들은 기계가 담을 수 없는 대상의 본질, 인간만의 감성, 시대상 등 ‘보이지 않는 세계’를 표현하고자 했다. 즉 회화의 본질이 대상을 완벽하게 재현하는 훌륭한 모사품을 그리는 데 있지 않다는 것을 의미하며 사실주의,낭만주의, 인상주의, 후기 인상주의(고흐) 등 다양한 미술사조를 등장시켰다. 이는 현대미술의 거장들인 마티스, 피카소, 뭉크 등에 영향을 미치면서 현대미술의 발판을 만들어준 미술사적 의미라 할 수 있다.

두 번째로 그의 삶이 주는 영감이다. 불과 10여 년의 전업 작가 기간 동안 그는 심각한 생활고와 자신의 작품세계를 인정받지 못하는 외로운 생활을 이어갔음에도 900점에 가까운 그림과 1100여 점의 스케치를 그리는 등 불꽃같은 열정을 쏟아낸다. 영화 ‘고흐 영원의 문’에서 “전 그림을 사랑하고 그려야 해요, 노력해봤지만 다른 건 할 수가 없었어요”라는 그의 대사처럼 그림이 아니면 안 되는 절실함과 열정이 우리 마음에 깊은 울림을 전한다. 많은 이들이 그에게 열광하는 것도 이 때문이지 않을까.

사천미술관 반고흐 전시는 이달 말까지 진행된다. 그의 삶의 여정을 전체적으로 체험해 볼 수 있는 전시 구성은 물론 전시해설이 함께 진행되어 고흐를 보다 가까이 이해할 수 있으리라 생각되며 이번 기회로 고흐의 강렬했던 삶과 작품을 마주해보기를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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