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자연재해보다 인재가 더 두렵다
[사설]자연재해보다 인재가 더 두렵다
  • 경남일보
  • 승인 2020.08.10 1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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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도와 전라도 사람들이 닷새마다 어울려 장을 이룬다는 화개장터와 그 인근이 온통 물에 잠겼다. 상설시장으로 조성된 지 50년만에 일어난 자연재해다. 상류지방에서 댐의 수문을 열어 물을 한꺼번에 쏟아내고 내수 마저 넘쳐 물길이 막히면서 일어난 참사이다. 상인들은 여름 휴가철 성수기를 맞아 많은 상품을 구비해 놓은 터라 피해는 더 크다. 물이 빠진 화개장터는 마치 폐허된 전쟁터 처럼 만신창이였고, 이를 바라보는 상인들은 망연자실 그 자체였다.

지난 9일 김경수 지사는 복구에 땀을 흘리고 있는 이곳을 찾아 주민들과 자원봉사자, 공무원들을 격려하고 도 차원의 긴급지원을 약속했다. 이 자리에서 윤상기 하동군수는 이곳을 상류인 구례, 곡성, 남원지역과 마찬가지로 재난지역으로 선포해 줄 것을 건의했고, 김 지사는 이를 적극 검토하겠다고 약속했다.

화개장터는 섬진강과 지리산을 끼고 있는 지형적 취약점을 안고 있다. 상류에는 주암댐이 있고 지리산에서 흘러 넘친 많은 수량이 댐방류로 본류를 메워 갈 길을 잃고 갇힌데다 본류의 물 마저 넘쳐 흘러 재앙을 불러왔다. 평소에는 고맙기 그지없고 유역민들을 살찌우는 강과 산이었지만 감당할 수 없는 자연재해에는 속수무책이었다. 화개장터가 안고 있는 지리적 취약점이면서 극복해야 할 자연조건임이 드러났다.

문제는 주민들의 피해를 최대한 줄이면서 조속히 복구해 원상을 회복하는 일이다. 화개장터가 지니고 있는 상징성을 고려해서라도 정부는 전남·북의 피해지역과 묶어 국가재난지역으로 선포하고 재정적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또한 이같은 재난이 반복되지 않도록 후속조치를 서둘러야 한다. 본격적인 태풍의 계절이 다가오고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대비 소홀로 인한 인재는 막아야 한다. 이번 비로 창녕군의 낙동강변과 합천댐 주민들의 피해도 크다. 일부에서 댐의 수문을 열면서 하류주민들에 알리지 않았다는 불평도 쏟아지고 있다. 자연재해가 발생할 때마다 반복되는 인재를 더 이상 반복해선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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