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출산 시대에 4남매를 키워보니
저출산 시대에 4남매를 키워보니
  • 경남일보
  • 승인 2020.08.12 1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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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석 광양만권경제자유구역청 하동사무소장
 
 

 

며칠전 군 복무 중인 셋째 아이가 휴가를 나와 모처럼 같이 시간을 보냈다. 이제는 독립해서 각자의 자리에서 살고 있는 4명의 자녀들을 키웠던 지난 세월이 엊그제 같다.


나는 인구제한정책시대의 마지막 세대였다. 초임 공무원 시절에는 민방위 교육장에서 산아제한 정책에 대한 홍보를 했던 기억이 아직 남아 있기도 하다. 그런데 세월이 지나고 사회가 변해 오히려 내가 4명의 자녀를 가진 다자녀 부모가 되었다. 우리부모 시대야 4명의 자녀는 흔했지만, 필자가 근무하는 직장에는 4명이상의 다자녀를 가진 동료는 10명이 안된다.

맞벌이를 하고 있는 우리 부부는 연로하신 부모님의 도움 없이 4명의 아이를 키웠다. 지금과 같이 육아휴직 제도마저 없었던 시절에 이른 새벽부터 어린이집과 직장을 오가는 생활을 병행하는 것은 정말 힘든 일이었다. 이제야 고백하지만 그동안 직장생활을 병행한 아내가 얼마나 힘들었을지 조금은 알 것 같다. 나도 장기간의 해외근무와 원거리 직장으로 인해 집안일을 도운 게 솔직히 몇 년 되지 않는다. 현재는 4명 모두 군복무 중이다. 그 중 3명(딸2 명, 아들 1명)이 직업군인으로 복무 중이다. 이제는 아이들이 없는 텅 빈 집에 아침에 출근 전에 마시는 한잔의 차가 그렇게 여유롭게 느껴진다.

사람들은 아이가 많아 키우기 힘들 거라 생각하지만 사실 반은 맞고 반을 틀리다. 아이가 어릴수록 부모의 손길이 필요한데 다자녀를 키워보니 아이는 어른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알아서 잘 큰다. 부모가 할 일은 그저 아이를 믿고 지켜보고 응원하는 것이 최고의 양육이다. 아이들은 서로 싸우고 갈등하고 사회성을 배워가면서 성장하는 것이다. 사람들은 다자녀를 키운다고 하면 육체적으로 힘들 거라 생각하는데 실제로는 마음이 더 힘들다. 아이들 한 명 한 명에게 마음을 쓰고 대화도 나누고 함께 시간도 보내고 싶은데 그럴 시간이 충분치 않아 항상 미안한 마음을 가질 뿐이다.

최근 저출산 대책으로 정부가 출산장려금 등 다양한 지원을 한다. 경북 문경시는 출산장려금으로 3000만원까지 지원해 준다. 하지만 나는 지금까지 그러한 현금지원이 출산율 제고로 연결된다고 믿지 않는다. 단편적이 지원보다는 아이들이 성인이 될 때까지 성장시기별 단계별로 교육과 의료부문에서의 양육 환경을 보장해 준다면 이것이 오히려 실효성 있는 시책이 되지 않을까. 다자녀를 키워본 수요자의 입장에서 드는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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