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복절 75주년
광복절 75주년
  • 경남일보
  • 승인 2020.08.13 1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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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영륜 변호사
 
 

 

‘나비효과’라는 말이 있다. 중국 북경에 작은 나비의 날갯짓이 만든 미세한 파동이 날씨 변화를 일으켜 미국 뉴욕에는 큰 폭풍이 일어날 수도 있다는 가설이다. 미세한 변화나 작은 사건이 추후 예상하지 못한 엄청난 결과로 이어진다는 뜻이리라.


역사에는 가정법이 없다지만, 이러한 나비효과를 적용해 볼 수는 있겠다. 복거일의 ‘비명을 찾아서’라는 소설은 안중근 의사가 하얼빈에서 이토 히로부미 저격에 실패했다는 가정 하에 진행된다. 안중근 의사의 저격에서 구사일생으로 살아난 이토 히로부미는 일본의 추밀원 의장으로 영향력을 행사하면서 16년을 더 살고, 이로 인해 일본은 군국주의로 치닫지 않아 2차 세계대전에서 패망하지 않게 된다. 그 결과로 조선은 계속 일본의 식민지로 유지되고, 조선인들은 소위 ‘황국 신민’으로 살아가게 된다는 스토리이다. 다소 허무맹랑한 이야기일 수 있지만, 예전에 소설을 읽는 중에는 어쩌면 그럴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갑자기 나비효과 이야기를 끄집어낸 건 내일이 제75회 광복절이기 때문이다. 나비효과 이론은 안중근 의사의 의거가 없었다면, 그리고 다른 순국 열사들의 숭고한 희생이 없었다면 지금의 대한민국은, 지금의 우리는 다른 모습을 하고 있을 수도 있다는 걸 알려준다. 우리나라의 독립을 위해 애쓰신 한분 한분이 모두 소중하고 대단한 존재라는 것을 일깨워 주기도 한다. 광복 이후 75년이라는 세월이 흘렀다. 75년이라는 시간 속에 이제는 한국의 K-Pop, 라면, 드라마가 일본에서 대유행하는 세상이 펼쳐졌다. 어떤 의미에서 진정한 광복이, 진정한 독립이 이루어졌다고도 하겠다. 그렇지만 마음 한편이 무겁다.

요즘 신문을 펼쳐보면 대한민국은 연일 이어지는 사건, 사고로 국민들이 힘들어하고, 복잡하고 어지러워 보인다. 코로나 바이러스로 일상생활, 경제활동은 엉망인데, 부동산 가격은 폭등하고, 홍수까지 덮쳐 세상살이가 힘들어졌다. 하지만 우리나라가 어떻게 광복을 얻었는지를 생각하면 이 정도 어려움에 멈추어 있을 수는 없으리라. 그 옛날 만주로, 상해로 독립운동을 떠난 독립투사들의 비장함까지는 아니라도 앞으로 대한민국이 더 살기 좋아지고 번영하리라는 희망만큼은 잊지 말아야겠다.

내일 광복절 하루만큼은 나 자신의 개인적인 미래가 아닌 우리 대한민국의 미래에 대해서 곰곰이 생각해 봐야겠다. 혹시 아는가 나비효과처럼 우리나라를 더 멋지게 변화시키는 작은 날갯짓이 될 수도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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