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꺼리 -Ⅱ
때꺼리 -Ⅱ
  • 경남일보
  • 승인 2020.08.17 1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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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동민 (산청군 기획조정실 공보계 주무관)
 

 

아무튼 혹시 밤새 어떤 피의자가 붙잡혔는지 조사받고 있는 사람이 없는지, 있다면 어떤 내용인지 슬쩍슬쩍 형사님들 눈치를 봐가며 들어보고 ‘때꺼리’가 되는지 어떤지 파악한다. 된다면 몇 가지 물어보고 정리 후 데스크 보고.

이후 교통계와 여청계, 지능수사팀을 돌아본다. 음주단속 결과 확인(지역 내 유명인사라든지, 이건 감으로, 눈치로 알아채야 한다)여청계는 성범죄, 지능수사팀은 사기 등 확인. 원래는 유치장도 확인해야 하는데 난 솔직히 유치장은 잘 가지 않았다. 비어있는 경우가 많아서. 그리고 기자실로 돌아오면 그날그날 확인한 내용을 정리해서 데스크 보고. 이후 제일 처음 챙긴 일일상황보고서를 경찰서 기자실 출입하는 타 언론사 선배들에게 메일이나 팩스로 보내준다. 이건 일종의 ‘취재 풀’ 개념인데 보통 경찰서 출입기자 막내가 한다. 사시마와리를 통해 수집한 내용도 일부 보낸다. 기사로 쓰지 않더라도 정보수집의 용도로 공유하는 경우도 상당한데, 개인정보 등 민감한 정보가 많기 때문에 공신력 있고 책임질 수 있는 언론사에만 보낸다.

그리고 사실 애초에 새벽에 나가 경찰서를 돌며 정보를 수집하는 행위 자체가 공신력 있는 언론사가 아니면 불가능하다. 이러한 공신력 있는 언론사를 확인하고 나름의 규칙을 만드는 것은 오랜 세월 신뢰를 쌓아온 언론사들이 수행하고 있다.

공신력 있는 언론사를 확인하는 몇 가지 룰이 있는데 대표적인 것이 △한국기자협회 회원사 여부(경남에 8곳이 있다.) △한국기자협회의 ‘윤리강령 및 실천요강’ 준수 여부 △한국기자협회 각종 보도준칙 준수 여부 △편집국장 임면동의안 채택을 위한 투표를 시행하는지의 여부 △회사가 편집국의 고유 권한(예를 들어 기사 취재, 편집, 보도 등)을 침해하지 않는지의 여부 △노동조합 운영 여부
ABC협회(신문발행부수공개) 가입 여부 등이다. 일단 바로 생각나는 건 이정도.

이야기가 살짝 옆길로 샛다. 다시 때꺼리 이야기로 돌아가자.

신문사 기자 시절, 간혹 매일 때꺼리 고민을 하다 보면 뭔가 내가 하루살이가 된 것 같은 기분이 들 때도 있었다. 매일매일 뭔가를 찾아내야 했고, 그날 오후 4시쯤 마감시간이면 데스크에게 평가를 받았으며, 좀 큰 기사를 쓴 다음날 아침이면 출입처, 혹은 독자의 피드백을 바로 받아볼 수 있었다. 처음 한동안은 나름의 보람도 얻고 재미도 느끼며 일했던 걸로 기억한다.

곽동민 산청군 공보계 주무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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