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리아’ 하나 놓아 드려야겠어요
‘아리아’ 하나 놓아 드려야겠어요
  • 정희성
  • 승인 2020.08.18 17: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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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년대 초반 한 보일러 광고가 히트를 친 적이 있다.

이 광고는 추운 겨울을 배경 삼아 어느 노부부가 늦은 시간 연탄을 갈거나 따뜻하지 않은 방에서 생활하는 모습을 보여준 후 “여보, 아버님댁에 보일러 놓아 드려야겠어요”라는 며느리의 내레이션으로 마무리된다.

당시 부모들과 떨어져 살아가는 자녀들의 ‘효심’을 자극하는데 성공한 이 광고는 보일러 매출향상에 크게 기여했다.

이 광고가 나온 지 어느덧 30년 이라는 세월이 흘렀고 우리사회는 ‘핵가족’ 시대를 넘어 이제 남녀노소를 떠나 ‘나홀로 가정’이 만연해 있다. 특히 고령화 시대에 접어들면서 혼자 살아가는 어르신들이 크게 늘어나고 있다.

그래서 요즘은 보일러보다 더 진화된 무언가가 필요해 보인다.

이런 가운데 경남도에서 지난해 11월 비수도권지역에서는 처음으로 인공지능(AI)을 활용한 통합돌봄사업을 도입해 눈길을 끌고 있다.

현재 SK텔레콤과 함께 추진 중인 이 사업은 일부 시·군지역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시범사업이 추진되고 있다.

인공지능 스피커, 일명 ‘아리아’는 독거노인들이 응급상황에 놓일 경우 “아리아 살려줘”라고 외치면 119구급대로 연결해 구조를 받거나 “좋아하는 노래를 들려달라”, “재미있는 세상 이야기해 달라”고 요청하면 곧바로 유명 가수 노래를 들려주고 날씨나 물가 등을 주제로 말벗이 되기도 한다.

실제 지난달 의령에서는 자택에서 고열과 어지럼증 등으로 쓰러진 80대 어르신이 아리아 덕분에 위급한 상황을 모면한 경우도 있었다.

경남도와 SK텔레콤은 앞으로 독거노인들의 치매 예방을 위한 퀴즈 서비스와 기억검사 서비스 등 각종 공공정보 데이터를 활용한 생활패턴 등을 분석해 새로운 서비스를 추가할 계획이다.

김경수 도지사는 AI 돌봄 스피커가 아직 일부 시·군에만 도입돼 있다며 확대 방안을 찾기 위해 보건복지부와 협의 중이라는 의견을 밝힌 바 있다.

인공지능 스피커 ‘아리아’가 코로나19 사태 속에 비대면 복지서비스로 자리매김 하기 위해서는 보다 많은 이들의 곁에 있어야 한다.

“김경수 지사님, 홀로 계시는 어르신들을 위해 ‘아리아’ 놓아 드려야겠어요.”

정희성 취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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