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시대의 성공법(2)
모바일 시대의 성공법(2)
  • 경남일보
  • 승인 2020.08.18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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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형준 (진주동명고등학교 교장)
학교에서 학생을 지도할 때 학생들의 벌칙으로 가장 힘들어 하는 것은, 힘든 과제나 교내·외 봉사, 반성문 쓰기나 체벌(절대 할 수 없다)도 아닌 일정 기간 휴대폰 압수다. 대체로 수업 중 휴대폰 사용으로 받는 이 벌칙은 대상자가 멘탈이 무너지는 상태가 되기도 한다. 그러나 학교와 학생, 학부모와의 긴밀한 연락체계에 가장 큰 힘을 발휘하는 것 또한 휴대폰이고, 이 힘든 코로나 사태를 지켜내는 3등 공신(1등은 국민들, 2등은 의료인)도 확실히 스마트폰일 것이다.

1970~1980년대에 20년쯤 뒤엔 물을 사 마시고 전화기를 들고 다닐 것이며 각 개인이 컴퓨터를 가지며 집집마다 자가용이 있을 거라는 상상(?)이 나돌았지만 그것을 믿는 사람은 별로 없었다. 하지만 그런 시대가 왔고 그 들고 다니는 전화기에 컴퓨터 기능이 추가되니 스마트폰이 되었다. 이 폰으로 집에서 현금 결재를 하고, 문자를 보내고, 손자와 화상통화를 하고, 버스노선을 탐색하고, 고화질 사진을 찍고, 날씨 같은 필요한 정보를 검색하는 일상적인 삶을 지속 하고 있기에 스마트폰은 문명의 이기(利器)임이 분명하다.

그러나 인간을 좀 더 편하고 풍요롭게 만들어 주는 이런 이점에도 불구하고, 스마트폰은 소통의 핵심 도구이면서 역설적으로 단절의 주범이기도 하다. 더 나아가 인간이 스마트폰에 종속된 노예와 다름없는 처지에 이른 것 같고, 폰이 없으면 금단현상을 보이기까지 한다. 그래서 대중시설인 목욕탕에서 화장실 갈 때 휴대폰을 들고 가 뒷사람을 애타게 하는 사람이 있고, 신호 대기 중 휴대폰 보다가 뒤차에서 경적을 울리게 하는 사람도 있다. 길을 걷거나 건널목 건널 때 휴대폰 보는 사람, 타인과의 식사 중에 메시지나 카톡을 주고받는 사람, 고객과의 상담 중에 휴대폰 받는 세일즈맨도 있다.

스마트폰 사용엔 기본적 예의나 상대에 대한 배려가 필요하다. 식사나 회의 중에 전화 받으러 가는 사람은 예의 없는 사람으로 치부될 수 있고, 별 중요하지도 않은 문자메시지 한두 통 보려다 큰 계약을 놓칠 수도 있다. 건널목 건널 때 통화하다가 성공을 떠나 삶을 일찍 마감할 수 있기에 휴대폰을 손에서 놓아야만 성공할 수 있다는 말이 설득력을 얻는다. 쓸 때 쓰고 놓을 때 놓아야 한다.
 
문형준 진주동명고등학교 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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