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이야기] 인류를 변화시킨 다양한‘사과’이야기
[농업이야기] 인류를 변화시킨 다양한‘사과’이야기
  • 경남일보
  • 승인 2020.08.19 1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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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과의 역사는 선사시대를 거슬러 올라간다. 석기시대와 청동기시대부터 먹었던 것으로 추정되며 고대 그리스나 로마인에 의하여 애용되었고 이후 유럽 전역에 전해졌다. 동양에서는 중국에서 1세기경에 재배한 기록이 있으며, 그 당시 능금(林檎)이라 하여 한국과 일본에 전파된 것으로 추정된다.

사과에 대한 이야기로 성서에는 ‘아담과 이브’, 게르만 신화의 ‘프레이야와 거인’이 있고 그리스 신화에서는 불화의 여신 에리스가 헤라, 아테나, 아프로디테 여신에게 ‘가장 아름다운 여신에게’란 글귀가 쓰인 황금 사과를 던지자 세 명의 여신이 서로 차지하기 위하여 경쟁하였다는 아름다움과 감성이 깃든 사과 이야기가 있다. 14세기경, 빌헬름 텔의 ‘독립의 사과’는 스위스가 오스트리아의 지배를 받던 시기에 빌헬름 텔이 자유와 독립을 위한 용기로 아들 머리 위의 사과를 명중시킴으로써 향후 스위스 독립의 시발점이 되었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스피노자(1632~1677)의 ‘환경의 사과’, ‘내일 지구가 멸망하더라도 나는 한 그루의 사과나무를 심겠다.’라고 한 것은 인류의 생존에 가장 큰 위험으로 다가온 기후변화를 걱정하기보다 하나씩 차분히 준비하고 대응해 나가자는 것을 상징한다고 생각된다.

뉴턴의 ‘과학의 사과(1665)’, ‘Flower of Kent’란 사과가 떨어지는 것을 보고 ‘만류 인력의 법칙’을 발견하였다고 한다. 당시 영국에서는 흑사병이 유행하던 시기라 뉴턴이 다니던 대학의 임시폐쇄로 2년 동안 시골의 사과 과수원에서 격리 생활을 하며 지내고 있던 시기에 위대한 과학의 법칙을 발견할 수 있었던 것이다.

사과를 사랑한 남자, 미국의 사상가 존 채프먼(1774)의 ‘건강의 사과’, 그는 미국 역사상 가장 어렵고 먹거리가 충분하지 않았던 시기에 황무지에 사과나무를 심어 개척자들에게 꿈과 건강을 선물하였다. 그의 삶 49년을 사과나무 보급으로 보냈으며 그의 노력 덕분에 사과나무가 미국 전역에 널리 퍼지게 되었다.

폴 세잔(1839~1906)의 ‘다양성의 사과’, 순간적인 인상보다 사물의 속성과 다양한 각도에서 관찰한 특징을 화폭에 재구성한 ‘사과 정물화’, 사과에도 향과 맛, 기능성을 각각 분리하고 이를 발전시켜 새로운 시장을 개척한 상품들의 출시가 증가하고 있다.

백설 공주의 ‘문화의 사과’, ‘백설 공주와 일곱 난쟁이(1937)’는 디즈니 최초의 장편 애니메이션이다. 만화를 새로운 문화로 승화시킨 기념비적 작품으로 단순히 보고 읽는 만화에서 새로운 스토리텔링, 캐릭터 상품의 개발, 테마파크 주제가 등 수많은 문화 상품을 파생시켰다.

애플사(社)를 창업한 스티브 잡스(1955~2011)의 ‘유비쿼터스의 사과’, 스마트폰 ‘아이폰’, 컴퓨터 ‘아이패드’, 새로운 온라인 거래 형태인 ‘앱스토어’ 등으로 IT를 생활화시킨 기술 혁신의 주인공으로 사과를 이용한 이미지 메이킹이 두드러져 보인다.

이처럼 사과는 성서와 신화로부터 IT 기술혁신의 현대과학에 이르기까지 인류 역사의 변화와 함께하여 왔다. 지금처럼 어려운 시기에 아름다움과 기회와 문화의 사과를 생각하며 위기를 잘 견디어 내고 변화를 끌어낼 절호의 기회로 만들어 갔으면 하는 바람이다.

/정용모 경남도농업기술원 사과이용연구소장·농학박사



 
정용모 경남도농업기술원 사과이용연구소장·농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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