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보병과 더불어’ 국가등록문화재 지정 의미
[사설] ‘보병과 더불어’ 국가등록문화재 지정 의미
  • 경남일보
  • 승인 2020.08.19 1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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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주출신 음악가 이상근 선생의 작품 칸타타 ‘보병과 더불어’가 국가등록문화재로 등록되었다. 30일간의 예고기간을 거쳐 지난 12일 국가등록문화재 제791호로 공식 지정됐다. 순수예술 작품이 국가등록문화재로 등록된 것은 흔하지 않은 일이다. 진주시민을 비롯한 도민의 자긍심을 높이는 쾌거가 아닐 수 없다.

‘보병과 더불어’의 국가등록문화재 지정의 의미는 매우 크다. 먼저, 우리나라 최초의 전쟁 레퀴엠(진혼곡)이라는 점이다. 삶과 죽음의 경계에 서 있는 군인들의 심리상태를 잘 그려낸 작품이다. 전쟁의 참혹함과 인류애를 음악으로 표현한 대서사시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교향곡 형식의 4악장으로 1악장(전진) 2악장(전우에게) 3악장(1950년 X마스에 부치다) 4악장(결의)로 기승전결 형식을 취하고 있다.

두 번째로는, 지역 문화예술인들의 교감에 의한 콜라보레이션이 만든 걸작이라는 점이다. 누구도 상상하지 못했던 일을 서울이 아닌 변방이나 다름없는 마산에서 음악교사를 하던 30세의 젊은 교사가 통영에서 문인활동을 하던 청마 유치환 선생의 작품에서 영감을 받아 만든 교향곡 이라는 것이다. 평소 교분이 있었던 지역 문화예술인들의 교감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지역의 예술인들이 창작한 작품도 충분히 국가등록문화재가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오늘날 서울 중심의 문화예술을 탈피해 지역에서도 어느 정도 여건만 조성된다면 얼마든지 문화예술의 화려한 꽃을 피울 수 있다는 메시지로 읽힌다.

세 번째로는 공무원의 끈질긴 발굴 노력의 쾌거라는 점을 꼽을 수 있다. 1952년에 만들어진 악보가 전쟁 통에 사라졌다가 54년 만인 2006년 우여곡절 끝에 발굴되어 이듬해 진주에서 초연된데 이어 이번에 국가등록문화재로 지정되기 까지 진주시청 공무원의 숨은 공로가 있었기에 가능했다는 점이다. 칭찬받아 마땅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보병과 더불어’의 국가등록문화재 지정이 지역 문화예술 창달의 새로운 전기가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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