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융희의 디카시로 여는 아침] 불쑥, 그리움
[천융희의 디카시로 여는 아침] 불쑥, 그리움
  • 경남일보
  • 승인 2020.08.20 1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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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쑥, 그리움
 
 

 

헤픈 웃음 흘린 적 없어도

꼬여 드는 사내들로 마음을 앓던
껑충 키가 컸던 그녀

생의 가을을 지나는 지금도
여전할까 그 홍안

-권현숙



여름꽃을 대표하는 해바라기의 중국 이름은 향일규(向日揆)다. ‘해를 따라 도는 것’으로 번역되어 ‘태양의 꽃’ 또는 ‘황금꽃’으로도 부른다. 해바라기의 붉은 빛깔에 정신줄을 놓고 애원하는 벌들의 날갯짓을 목격하는 순간, 소소한 재미를 더해주는 단편소설 같은 한 편의 디카시가 되었다. 생의 가을에 당도한 자신의 아름다웠던 추억 속, 유난히 피부가 뽀얗던 친구의 얼굴이 떠올라 문득 그리워지는 순간이다. 뒷모습 또한 눈길이 닿을만한 컬러감이 예상되어 당시 까까머리 남학생들에게 꽤나 매력적인 여고생이었을 것으로 짐작해 본다.

드문드문 소식은 듣고 있으나 만날 길 없는 이름들 하나씩 불러보자. 미숙 혜정 영미 춘옥…. 큰 키에 단정하기까지 했으니 홍안의 그녀에게 뭇 사내들이 꼬일 만도 했겠다. 지금도 여전하겠지?/ 천융희 시와경계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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