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흥길 교수의 경제이야기]세계적 건설자재 전문기업 힐티
[김흥길 교수의 경제이야기]세계적 건설자재 전문기업 힐티
  • 경남일보
  • 승인 2020.08.23 1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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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히텐슈타인(Liechtenstein)은 스위스와 오스트리아에 인접한 인구 3만5000명에 불과한 유럽의 소국이다. 힐티(Hilti)는 이 나라 최대의 기업이자, ‘건설에 관한 세계적 기준’을 제시한다고 할 만큼 세계 최대의 건설자재 전문기업으로 평가받는다. 전 세계 120여 개국, 2만9000여 명의 직원들이 근무하고 있다. 1941년에 비스마르 공과대학에서 기계공학과 자동차 설계를 전공한 창업주 마틴 힐티(Martin Hilti)가 공구를 만들어 판 것이 모태다. 엔지니어였던 마틴과 그의 동생 오이겐이 리히텐슈타인공화국, 샨(Schaan)에 힐티 제작소를 설립했던 것이다. 힐티는 여전히 힐티 가문이 그 소유주이다. 초창기에는 콘크리트에 구멍을 뚫거나 못이나 나사를 박을 때 쓰는 드릴, 스크루, 타정 공구가 주요 제품이었으나, 현재는 건설업계 전문가들을 위한 최첨단 엔지니어링 기술과 소프트웨어, 서비스를 설계하고 개발하는 일까지 하고 있다.

힐티는 건설현장에 다각적이고도 포괄적인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구조 설계 및 제품 관련 소프트웨어를 포함한 건설 현장 내 공구 사용을 위한 사용 설명, 수리, 테스트, 컨설팅을 지원하고 있다. 일본의 초고속 열차서부터 세계에서 가장 큰 도시 아래에 건설된 지하 터널에 이르기까지 힐티의 기술은 전 세계 최고의 엔지니어링 현장에 곳곳에 적용되고 있다. 힐티는 독자적인 연구 및 설계 연구소를 운영하면서 전 세계 최고의 기술 전문 대학교를 비롯한 여러 파트너들과 함께 연구 개발(R&D) 분야에서 협업을 이뤄나가고 있다.

1986년 들어서는 기업경영 시스템의 재구조화와 더불어 ‘전략 2000’을 발표하며 시장분석을 위해 집중하는 한편, “리더십이 차이를 만든다”라는 모토아래 기업 문화를 재정립하기 위해 유니폼을 도입하게 된다. 그리고 1990년에는 창업자인 마틴 힐티는 CEO 직위를 아들인 마이클에게 넘기고 이사장으로 일선에서 물러나게 된다. 1991년부터는 지속적으로 국제 시장을 개척하려는 노력의 일환으로, 러시아, 중미 및 아시아 지역의 지사가 설립되면서 힐티의 세계화가 시작된다. 1994년에 들어서는 마틴 힐티가 이사장 직위를 마이클 힐티에게 넘기고 명예회장으로 남게 된다. 마이클 힐티의 후임으로 피우스 바스케라가 새로이 CEO로 임명되는데, 힐티 가의 일원이 아닌 직원이 경영권을 처음으로 승계 받게 된다.

1996년부터 고객(Customer), 역량(Competence), 집중(Concentration)을 기반으로 하는 새로운 ‘챔피언 3C 전략’이 도입된다. 2002년부터는 세계 표준화된 비즈니스 프로세스와 데이터 시스템이 활용되기 시작하면서 후에 효율성과 생산성 향상에 눈부시게 공헌하게 된다. 그리고 2003년에 힐티 그룹은 ‘Carl Bertelsmann Prize’ 에서 모범 기업 문화를 인정받으며 수상하게 된다. 2009년에는 리히텐슈타인의 샨을 위시하여 오스트리아 독일의 두 곳과 중국의 장지양과 샹하이 그리고 헝가리에 이어 8번째 생산 플랜트를 멕시코에 가동시키기 시작하였다. 하지만 약 20% 매출이 하락하면서 회사 경영에 재정적 위기가 닥치게 되자 2014년에 크리스토프 로스가 힐티의 5번째 CEO에 오르게 된다. 2015년에 힐티는 북미 시장에서 10억 달러의 문턱을 최초로 넘는 최고의 수익을 올린데 이어, 2019년 기준으로 매출 약 7조5600억 원을 기록하였다.

지난 7월 하순에는 힐티가 한국의 SK건설과 ‘공동 기술개발과 사업모델 발굴에 관한 상호협력 협약’을 체결했다고 한다. SK건설과 힐티는 이번 협약을 통해 스마트 건설 기술인 BIM(건설정보모델링) 기반의 모듈 기술 개발과 사업모델 발굴 등에서 협력하기로 했다는 것이다. 현재 SK건설과 힐티는 반도체 플랜트, 전기 차 배터리 플랜트, 데이터센터 등 첨단 산업시설의 모듈 제작에 사용할 건설자재·모듈 공법을 개발 중인데, 개발된 자재와 공법은 올해 하반기 내 SK건설의 국내외 현장에 적용될 예정이라고 한다. 이를 통해 자재의 성능과 품질을 높이고, 원가는 30% 절감, 공기는 40% 단축이라는 성과가 기대된다고 한다.

경상대학교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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