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장실에서 /장석남
오늘은 사람이 되는 것으로 족해
중얼거리며 거울을 보네
분 뚜껑을 열고 조용히
나를 지우기 시작하네
오늘 하루
걷고 먹고
말한 모든 것이
나를 지워가던 일
귀가 길에서 모란의 몰락을 보았네
오늘은 아주 조금 나를 걷어낸 것으로 족해
거울 앞에서
얼룩진 부분부터 지우네
저녁은 지워지지 않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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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분장을 하고 무대에 오르네, 1장1막의 느슨한 공연을 위해 각본에 없는 연출을 하네,
시작과 끝이 불명확한 삶의 무대에 부족한 준비와 엉성한 재주는 늘 관객의 갈채를 받지 못하네. 주연인지 조연인지 역할도 분담도 애매한 단막극, 결국 남는 것은 아쉬움뿐이네.
나를 지우고 서툰 연기의 분장을 지우네, 그래도 오늘은 사람 연기를 하게 되어서 그나마 다행이었네. 거울 앞에 익숙한 듯 낮선 사내가 서 있네. 얼룩을 지우니 더 초라한 듯 서 있네. 지울수록 더 선명한 저 사내. 장막이 내릴 때까지 감춘 듯 살아야 하는 저 사내. 그래도 오늘은 조금은 밀어내고 살았네. (주강홍 진주예총회장)
오늘은 사람이 되는 것으로 족해
중얼거리며 거울을 보네
분 뚜껑을 열고 조용히
나를 지우기 시작하네
오늘 하루
걷고 먹고
말한 모든 것이
나를 지워가던 일
귀가 길에서 모란의 몰락을 보았네
거울 앞에서
얼룩진 부분부터 지우네
저녁은 지워지지 않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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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분장을 하고 무대에 오르네, 1장1막의 느슨한 공연을 위해 각본에 없는 연출을 하네,
시작과 끝이 불명확한 삶의 무대에 부족한 준비와 엉성한 재주는 늘 관객의 갈채를 받지 못하네. 주연인지 조연인지 역할도 분담도 애매한 단막극, 결국 남는 것은 아쉬움뿐이네.
나를 지우고 서툰 연기의 분장을 지우네, 그래도 오늘은 사람 연기를 하게 되어서 그나마 다행이었네. 거울 앞에 익숙한 듯 낮선 사내가 서 있네. 얼룩을 지우니 더 초라한 듯 서 있네. 지울수록 더 선명한 저 사내. 장막이 내릴 때까지 감춘 듯 살아야 하는 저 사내. 그래도 오늘은 조금은 밀어내고 살았네. (주강홍 진주예총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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