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중심의 항공MRO산업 특화전략
경남 중심의 항공MRO산업 특화전략
  • 경남일보
  • 승인 2020.08.24 1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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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부용 (객원논설위원·경남연구원 초빙연구위원)
코로나19라는 위기 속에서도 조용했던 항공MRO산업에 관한 인천시 쪽의 행보는 예사롭지 않다. 7월에는 인천공항공사 등 9개 기관으로 인천공항경제권추진협의회를 출범시켰고, 지역의 두 국회의원이 연이어 인천국제공항공사법 개정안을 내면서 항공부품정비업과 교육훈련의 허용 및 주변부 개발확대를 주장하고 나섰다. 경남과 사천·진주가 크게 우려하는 것은 항공운송 중심의 인천공항에 항공물류와 환승관광과 관광 마이스업으로 확대해오다가 마침내 경남의 주력업종인 항공부품과 정비업까지 확대하자는데 있다.

경남과 사천은 우리나라 항공산업 허브구축을 위해 30여년 이상 부단히 노력 중이고, 10여 년 전부터는 부품생산과 항공기제조와 불가분의 관계에 있는 항공MRO산업을 동시에 육성하고자 항공국가산단 조성을 추진했다. 2년 전엔 KAI와 한국공항공사 등이 출자하여 항공MRO기업인 ‘한국공항서비스(KAEMS)’를 출범시켰고, 지금까지 수 개의 대형 격납고(행거) 건설과 약 50대의 보잉747기 정비업을 수주하는 등 사업에 매진 중이다. 국토부가 정부지정사업자인 한국공항공사를 참여시켜 사천에 KAEMS를 지정·출범시킨 이유는 항공기 산업과 MRO의 특수성을 고려하였고 대규모 인프라와 넓은 부지에 수많은 장비를 요하며 동시에 항공부문 know-how를 가진 엄청난 숙련인력과 부품소재기반을 갖추어야 한다는 점 때문이었고, 그런 장점을 망라한 곳이 사천을 위시한 경남권임을 정확하게 인지했기 때문이었다. 인천시와 정치인들도 반드시 알아야 하는 점이다.

하지만, 우리도 막연하게 인천시 측의 협의회 구성과 법률개정에 반대만을 주장해서는 안된다. 항공MRO의 특수성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우리의 장점과 경쟁력, 미래전망과 방향을 설정해 진주·사천중심의 서부경남권에 특화, 집적해 갈 방도를 모색해야만 한다. 항공기는 대당단가 대비 생애주기 동안 3~4배에 달하는 MRO를 거치면서 운용된다. 그만큼 고부가가치산업이란 뜻이다.

내용 면으로 크게 네 가지로서 엔진과 보기류에 해당하는 엔진정비, 이착륙 장치에 항법과 통신 등 항공전자(항전)분야를 포함하는 부품정비, 라인과 중간지 점검에 경정비 위주의 운항정비, 마지막으로 배선배관과 실내장치, 동체와 날개를 포함하는 기체정비로 나뉜다. 사천에는 이미 기체정비 분야가 집적화되어 있고 엔진정비 쪽은 오히려 창원이 잠재적 강점을 가진다. 아직은 걸음마 단계인 항전 쪽의 부품정비는 향후 진주, 사천 중심으로 특화해야 할 핵심 분야이다. 다만 대규모의 공항과 환승기능을 갖춘 인천은 운항정비 수요가 많다. 경남은 집적화된 기존의 인프라를 최대한 활용하되 분야별로 빠른 기반을 갖추어야 한다. 그래야만 인천이나 청주 등에서 넘보지 못하게 된다. 사천은 강점인 기체정비에, 창원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중심의 엔진정비 기능을 키우고, 진주·사천과 창원을 연계한 항전과 부품정비에 특화해야 한다.

방법은 내실 확보와 외연확대에 있다. 독일의 루프트한자나 싱가포르의 SIA Eng 등 굴지의 항공MRO업체들도 네 분야별 강점을 바탕으로 저변을 확대하면서 성장하고 있다. 자국 뿐 아니라 세계 어느 나라든 경쟁을 갖춘 업체들과 연계·연합하고, 네트워크를 확대하면서 글로벌 기업으로 키워간다. 기체중심의 KAEMS도, 그리고 경남에 엔진과 부품정비 분야로 MRO를 확대, 육성하려면 글로벌 MRO업체들의 유치와 연계가 필수이다. MRO서비스를 원하는 세계의 모든 항공기들이 주된 고객이기 때문이다. 운항정비 이외의 항공MRO 분야는 진주·사천 중심의 경남을 떠나선 생각할 수 없게 해야 한다.
 
송부용 (객원논설위원·경남연구원 초빙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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