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수와 함께하는 토박이말 나들이[33]
이창수와 함께하는 토박이말 나들이[33]
  • 경남일보
  • 승인 2020.08.27 1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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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릇’과 아랑곳한 토박이말 2
‘눈버릇’에서 ‘지랄버릇’까지
지난 글에서 ‘버릇’과 아랑곳한 토박이말로 잠버릇, 술버릇, 입버릇, 손버릇까지 알려드렸었는데 오늘도 ‘버릇’과 아랑곳한 토박이말을 몇 가지 더 알려드리겠습니다.

입버릇, 손버릇이 나왔지만 우리 몸과 아랑곳한 버릇이 더 있습니다. ‘버릇’이 들어간 말로 ‘눈버릇’이 있습니다. 이 말은 ‘눈에 익거나 굳어진 버릇’을 뜻하는데 눈을 자주 깜빡인다든지 한쪽 눈만 자꾸 감는 사람도 있더라구요. 저도 눈이 뻑뻑해서 눈을 꼭 감았다가 뜨곤 하는데 그것도 버릇이라고 생각하면 눈버릇이라고 할 만하다 싶습니다.

눈과 아주 가까운 자리에 있는 코가 들어간 ‘코버릇’이라는 말도 있습니다. ‘코를 킁킁거리거나 코를 자꾸 움직이거나 만지는 따위의 버릇’을 가리키는 말이죠. 아마 이 글을 보시는 분들 둘레에도 코를 킁킁거리는 버릇을 가진 분이 있을 것입니다. 그렇게 코를 킁킁거리는 버릇이 있는 분들은 코가 자꾸 막혀서 그런 거라고 하더라구요. 그러니까 코가 안 좋아서 그렇게 하는 것이니까 그냥 코버릇이라고 하고 넘겨서는 안 되지 않나 하는 생각도 합니다. 안 좋은 곳이 다 나으면 그런 버릇도 없어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철이 바뀔 때 코를 자꾸 훌쩍이는 분도 계시는데 그게 끊이지 않고 한 해 동안 이어진다면 버릇으로 보아 넘겨서는 안 되겠지요?

앞서 ‘마음’과 아랑곳한 토박이말들을 알려 드릴 때 나왔던 ‘군마음’이 나왔었습니다. ‘군것질’ 할 때 그 ‘군-’이 들어간 말이었죠. ‘군마음’은 쓸데없는 생각을 품은 마음이란 뜻인데요. 그 ‘군마음’처럼 ‘군버릇’이라는 말도 있습니다. ‘군마음’의 뜻을 알면 ‘군버릇’의 뜻도 바로 어림해서 알 수가 있는데 우리 말집 사전에는 ‘북한말’이라고 하고 ‘쓸데없는 버릇’으로 풀이를 하고 있어 저로서는 많이 아쉽습니다. 군살, 군것질, 군마음, 군말, 군소리와 같이 ‘군-’이 들어간 말들이 많고 또 다 쓰고 있는데 왜 이 말은 ‘북한말’로 풀이를 해 놓았는지 모르겠습니다. 이런 것도 우리 토박이말이 설 자리를 좁히는 것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남과 북으로 갈라지지 않았다면 굳이 북한말이라고 따로 떼어 풀이를 할 까닭이 없었을 거라는 생각이 들기 때문입니다. 다음에 알려드릴 말도 비슷해서 안타깝습니다.

‘버릇’이 들어간 토박이말에 ‘든버릇난버릇’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이 말은 ‘태어난 뒤에 든 버릇 곧 후천적 습관이 타고난 됨됨 성격처럼 되어 가는 것을 이르는 말’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든버릇’을 찾으면 ‘태어난 뒤에 든 버릇이나 관습’이라는 풀이 앞에 ‘북한말’이라고 해 놓았습니다. 그리고 ‘난버릇’은 ‘고쳐지거나 없어진 버릇’이라고 하면서 ‘북한말’이라고 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든버릇’이나 ‘난버릇’이라는 말도 따로 풀이를 하지 않아도 그냥 뜻을 어림할 수 있다고 생각을 합니다. 그게 우리 토박이말의 좋은 점이기도 하지요.

‘든버릇’이 흔히 말하는 ‘후천적 습관’이라고 하면 ‘선천적 습관’을 뜻하는 토박이말도 있겠지요? ‘태어날 때부터 가지고 있는 버릇’을 뜻하는 토박이말은 ‘배냇버릇’입니다. 갓난아기가 입는 옷을 ‘배냇저고리’라고 하는데 그 말을 생각해 보시면 ‘배냇버릇’이 왜 그런 뜻인지 어림을 하실 수 있을 것입니다. 이 글을 보시는 분들이 둘레 분들에게 ‘배냇버릇’이라는 말을 알려주셔서 앞으로 이 말을 쓰시는 분들이 많아졌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이 말은 ‘고치기 힘들게 굳어진 나쁜 버릇을 빗대어 이르는 말’로도 쓰니까 알맞게 잘 써 주시면 고맙겠습니다. 흔히 ‘악습’, ‘악습관’ 이라는 말을 자주 쓰시는데 ‘악습’, ‘악습관’을 써야 할 때 떠올려 써 주시면 참 좋겠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지랄버릇’이라는 말도 있답니다. ‘아무런 문제없이 말짱하다가 갑자기 변덕스러워지는 버릇’을 가리키는 말인데 그리 좋은 뜻이 아니기 때문에 쓸 일이 없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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