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칼럼]우주 관측 망원경 ‘허블’
[과학칼럼]우주 관측 망원경 ‘허블’
  • 경남일보
  • 승인 2020.08.30 1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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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기홍 (전 김해교육장)
밤하늘의 움직임은 부족국가 시절부터 부락의 운명과 길흉화복을 점치는 중요한 일로 여겨져 왔고, 별들의 운행과 부락의 진로 결정을 연결하며 살아왔다. 1608년 ‘한스 리스페이’에 의해 망원경이 발명되었고, ‘갈릴레오 갈릴레이’가 실물의 30배 이상의 크기까지 볼 수 있도록 망원경을 개선하여 천문 관측에 사용하면서 과학적으로 천체에 관한 관측이 이루어지게 되었다. 이후 ‘갈릴레이’는 달의 표면이 사실은 울퉁불퉁하고 태양에는 흑점이 있으며, 목성 주변을 돌고 있는 위성들이 있다는 사실이 밝혔다. 또 구름처럼 보이는 은하수가 별의 무리라는 사실도 알아냈다. 목성의 4대 위성인 ‘이오’, ‘에우로페’, ‘가니메데스’, ‘칼리스토’를 ‘갈릴레오 위성’이라고 부르는 것은 1610년 갈릴레이가 자신이 만든 망원경으로 목성 주변에서 4개의 위성을 발견했기 때문이다. 이처럼 망원경은 거대한 우주의 미스터리를 풀기 위한 천문학자들의 새로운 ‘눈’으로 활용되었던 것이다.

지구의 표면을 둘러싸고 있는 100㎞에 이르는 공기층은 끊임없이 대류를 하고 있다. 이 공기층은 지구상 생명의 근원이기는 하지만, 우리가 밤하늘을 관측하는데 있어서 가장 큰 장애가 된다. 봄날 뜨거워지는 지표면에서 아지랑이가 피어나면 그 뒤쪽의 풍경이 이그러져 보이는 현상이 생기는 것처럼 밤하늘의 별을 관찰하는데도 공기의 흐름은 관측을 방해한다. 물이 가득 찬 수영장 바닥에서 수영장 천정을 관측할 때 수영장의 물결이 일지 않으면 천장의 관찰이 용이하지만 조금이라도 물결이 일면 천장을 관측하는 것이 불가능한것과 같은 이치이다.

초대형 망원경들이 안데스 산맥의 고원지대나 내륙의 산악지대에 있는 것도 지구상에서 공기의 흐름이 가장 작은 곳이라는 점이 고려된 결과이다. 하지만 아무리 공기의 흐름이 작은 곳에 설치된 망원경으로 관측을 하더라도 지구상에서 천체를 관측하면 별의 반짝임을 유발하는 대기의 난류 때문에 물체를 명확하게 구분할 수 있는 최소 길이인 각분해능이 0.5-1.0 초의 분해능이 한계치라는 점과, 지구 대기에 강렬하게 감광되는 적외선과 자외선을 관찰할 수 없다는 두 가지의 큰 문제점을 가지고 있다.

과학자들은 지구 대기의 영향으로 볼 수 없는 우주의 좀 더 자세한 모습을 관측하기 위해 1990년 허블우주망원경을 지구 밖으로 올려 보냈다. ‘라이언 스피처’라는 우주과학자는 지상 망원경의 가장 중요한 두 가지 단점을 모두 없엔 우주 천문대의 건설을 주장했고, 그 후 NASA는 1968년에 직경 3m 주경의 우주반사망원경의 건조 계획을 세워 만들어진 것이 ‘허블우주망원경’이다.

1990년 우주왕복선 디스커버리호에 의해 우주로 발사된 ‘허블우주망원경’은 우주비행사를 통해 우주에서 정비할 수 있도록 설계된 유일한 망원경이다. ‘허블’의 제원은 주경의 지름이 2.4m, 무게 12.2t, 길이 13m이고, 지상 600㎞ 정도의 높이에서 97분마다 지구를 한 바퀴씩 돌고 있다. ‘허블’은 근자외선, 가시광선, 근적외선 스펙트럼을 관찰하는 네가지 중요 장비를 가지고 있다. 우주왕복선이 5회에 걸쳐 다섯가지 주요 장비를 포함하여 망원경을 수리, 업그레이드, 시스템 대체를 하였다. 역대 가장 상세한 가시광선 영상들을 촬영하여 먼 시공간의 모습을 제공하고, 우주의 팽창속도를 정확하게 측정한 것처럼 ‘허블’이 이룩한 수많은 관측은 곧 천체물리학 난제의 돌파구로 이어졌다.

‘허블우주망원경’이 퇴임하는 2021년에는 주경의 길이가 6.5m인 ‘제임스웹 우주망원경’이 우주로 발사 예정이다. 2030년경에는 주경 10m급에 해상도가 허블우주망원경보다 17배 높은 ‘ATLAST 망원경’이 발사돼 은하의 형성 과정 등을 밝힐 계획이다. 지상에도 ‘허블우주망원경’보다 해상도가 10배나 뛰어난 대형 광학망원경이 건설된다. 2025년 칠레의 라스캄파나스에 설치될 예정인 직경 25m의 ‘거대 마젤란 망원경’에는 미국, 호주와 함께 한국천문연구원도 지분 10%로 참여해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현재는 국가의 영토가 육지와 해양에 머무르지만, 언젠가는 먼 우주 공간도 각국의 세력 다툼의 장이 될 수도 있다. 우리도 ‘거대 마젤란 망원경’과 ‘달 탐사선’을 비롯한 첨단 우주 관측에 투자를 하여 21세기 우주 강국의 대열에 당당하게 설 수 있기를 기대한다.
 
성기홍 (전 김해교육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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