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사태, 땅밀림 위험지 관리 철저히 해야
산사태, 땅밀림 위험지 관리 철저히 해야
  • 경남일보
  • 승인 2020.08.31 1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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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현 (경남과학기술대학교 교수, 시인)
작년까지만 해도 산사태는 거의 발생하지 않았다. 그러던 산사태(땅밀림 포함) 재해가 올해 최장 장마와 집중호우로 인해, 많이 발생해 인명과 재산손실이 크게 발생했다. 더구나 가을이면 태풍과 이로 인한 집중호우가 지속될 상황이다. 따라서 광의적인 산사태 재해(땅밀림, 붕괴 등 포함)가 더 발생할 소지가 크다. 산림 당국뿐만 아니라 지자체 등이 앞장서 산사태취약지구를 관리하고 있고, 사방댐 등을 신설해 산사태 재해를 예방하는 데 최선을 다하고 있다. 그러나 산사태의 일종인 땅밀림 재해는 산사태위험등급 3등급지 이하에서 많이 발생해 그에 대한 대처가 미흡할 수밖에 없다.

땅밀림은 최근 몇 년 사이에 관심이 드러나면서 최근에는 그 발생 빈도가 높아지는 추세다. 1999년 태풍 매미에 의한 집중 호우때국내 여러 지역에서 땅밀림 산사태가 발생하였음에도 그 중요성은 인식되지 않았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도 땅밀림 산사태가 발생한다는 것을 인식한 이후 관심도가 높아지면서 관계 기관에서 총 조사를 시행하고 있다. 또 올해 장마 기간에 많은 곳에서 땅밀림 산사태가 발생했다. 특히 경상도 지역에서 땅밀림이 많이 발생하는데, 이는 지질적 원인이 크게 작용한다. 따라서 산사태위험등급지 1등급만을 대상으로 관리에 초점을 맞추어서는 안 된다. 산사태 재해는 1, 2등급지에서 많이 발생하지만, 땅밀림은 그 이외 지역에서 많이 발생하고, 또 피해도 산사태보다 더 클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관점에서 ‘땅밀림 위험지도’를 만들어야 하고, ‘땅밀림 위험지 관리에 대한 종합적인 마스터플랜’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일반적으로 산사태로 알려진 붕괴 토석류의 이동속도에 의하여 빠른 유동성(1일 1cm 이상)의 산사태와 느린 유동성(1일 1cm 이하)의 산사태로 구분한다. 느린 유동성의 산사태는 ‘땅밀림’이라고 하며, 김해시 내삼농공단지의 경우 270억 원이 넘는 복구비가 소요되는 등 일반적인 산사태보다 심각한 지경이라 할 수 있다. 이러한 땅밀림(산사태)은 일반적으로 붕괴 흙 깊이가 깊은 것이 특징이며, 발생 전에 전조(前兆)현상으로 지표면에 인장균열이 발생하거나 함몰, 융기 또는 지하수 변동으로 갑자기 용출수가 발생하거나 정지된다.

땅밀림은 지질 조건과 관계가 깊으며, 지하수가 영향을 미치고, 대규모 토공이나 비탈면 일부가 물에 잠기거나 지진 또는 폭우 시 발생한다. 주로 단층지대 파쇄대의 영향을 받는 지역에서 많이 발생한다. 필자의 연구 결과, 우리나라에서 발생하였거나 진행되고 있는 땅밀림지는 지속해서 늘어나고 있고, 특히 도심지의 구릉 산지에서 많이 발생하고 있어 그 위험성이 더 커지고 있다. 왜냐면 인접한 가옥 및 주택단지에 영향을 직접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땅밀림은 점질토와 붕적층, 과거 사방사업으로 인한 녹화로 하층 토양의 풍화가 심하게 진행된 상황에서는 더욱 많이 발생할 소지가 있고, 산악지보다는 구릉지나 완구릉지에서 발생하기 때문에 가옥과 인접한 지역의 산지에서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그렇기에 더욱 조심해야 하며, 산사태위험등급 3등급지 이하도 예사로 보아서는 안 되는 것이다. 따라서 이러한 땅밀림 위험지를 지도화하여 위험지에 대한 관리를 철저히 할 필요가 있다. 특히 땅밀림이 발생한 주변에는 또 땅밀림이 발생할 지질 조건 등이 갖춰져 있기에 더욱 관리가 필요하다. 땅밀림은 재발성이라는 독특한 특징을 지니고 있어 한 번 발생한 지역이 또다시 발생하는 경우가 다반사다. 따라서 완벽한 복구가 이루어져야 하고, 또 발생징후가 보이면 우선적인 복구대상지로 지정하고, 예의 주시해야 한다. 소 잃고 외양간 고쳐서는 안 된다.

박재현 (경남과학기술대학교 교수,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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