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주영 (경남도청 서부정책과 주무관)
나에겐 유치원을 다니는 아들과 이제 막 걸음마를 시작하는 꼬마 숙녀가 있다. 지난 8월초 주말 오후였다. 장맛비가 잠시 주춤하던 틈을 이용해 집에서만 놀기 답답해하던 아들 녀석을 데리고 집 앞 놀이터에 잠시 다녀 오기로 하고 마스크를 착용하는 순간이었다. 갑자기 둘째가 번개 같은 속도로 기어오더니 자기도 데려가 달라고 나의 다리를 잡으며 애처롭게 쳐다보고 있는게 아닌가. 그 모습이 너무 귀엽기도 했지만 서글픔과 미안함도 함께 교차하는 순간이었다. 아직 세상 밖을 경험하지 못한 이들의 눈에는 부모가 마스크를 쓰면 밖에 나가는 것으로 알고 있구나라는 생각에 왠지 모를 미안함에 둘째를 번쩍 안아 꼭 안아주었던 기억이 있다.
우리는 지금 코로나19가 멈춰버린 그동안 가볍게 여기던 일상이 얼마나 소중한지 새삼 느끼고 있다. 출근하고 등교하고 동료들, 친구들과 잡담을 나누던 일이 벌써 추억이 되려한다.
이번 광복절 광화문 집회 및 사랑제일교회발 감염 확산 사태는 우리의 일상이 서로에게 달려 있다는 점을 여실하게 드러냈다. 나의 안이함과 부주의가 수 많은 사람이 오랜 기간 인내한 노력과 배려가 일순간에 위협할 수 있다는 점을 말이다.
방역당국, 정부와 지자체에서는 국민의 일상 회복을 위해 밤낮없이 노력하고 있다. 개개인도 비록 덥더라도 상대방을 배려하며 마스크 쓰기 등 개인방역 수칙 준수와 강화된 사회적 거리두기, 자발적인 참여와 적극적인 협조가 절실하다.
코로나가 우리 일상을 습격한지 8개월이 넘었다. 요즘 우리가 누리던, 당연한 줄 알았던 것들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어느 한 대중 가수의 노랫말. /우리가 살아왔던 평범한 나날들이 다 얼마나 소중한지 알아버렸죠/당연히 끌어안고 당연히 사랑하던 날 다시 돌아올 거예요/우리 힘껏 웃어요/
모두가 힘들고 지쳐있는 우리는 언제나처럼 답을 찾을거고 이번에도 다 같이 이겨내어 다 함께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을거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박주영 경남도청 서부정책과 주무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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