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를 탓하랴
누구를 탓하랴
  • 경남일보
  • 승인 2020.09.02 1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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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영효 (논설위원)
요즘 역대급 이슈들이 나라를 흔들고 있다. 장기적인 경제 불황 속에서 집값에 따른 부동산 패닉에, 코로나까지 재확산한다. 예년에 비해 더 길고, 강했던 집중호우와 태풍도 한반도 전역을 덮쳤다. 하나만 해도 재난이라고 할 수 있는 이슈들이 한꺼번에 겹쳐 몰아치니 정신이 혼미하다. 이 중에서도 2차 대유행하는 코로나19와 더 혼란스러워지는 부동산 사태는 국민을 더 어지럽고 고통스럽게 한다. 최악의 경제난 속에서 코로나19, 집값 파동, 집중호우와 태풍 피해 등이 직·간접적으로 서로 얽혀져 나라를 혼란 속으로 몰아가고 있다. 집중호우와 태풍은 그 피해가 막대해도 해결 가능하기에 일시적인 재난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코로나19와 집값 문제는 일상적인 재난이 되고 있다. 해결이 쉽지 않기에 걱정스럽다.

지금 전국을 공포 속으로 몰아가고 있는 코로나 사태는 위중하다. 이처럼 코로나가 일상의 재난이 된 데에는 정부의 대처능력 부족과 국민 개개인의 잘못된 판단과 행동에 있다고 할 수 있다. 우리 스스로가 만든 것이다. 반년 전 대구·경북 코로나 1차 대유행 시 “코로나19 이전의 세상은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고 했다. 일시적인 재난이 아닌 일상의 재난이 될 것이라는 경고였다. 일상과 공존하는 만큼 대응 의료체계 구축과 함께 국민의 의식이 전환되어야 한다는 의미였다. 그럼에도 대구·경북 사태를 몸소 체험하고도 코로나에 대한 정부의 이후 대응과 국민 의식은 변하지 않았다. 정부와 정치권에서는 의료체계 구축 등 대응책 마련 보다는 ‘서로 네 탓’을 하며 책임 떠넘기기에만 급급했다. 국민도 기본수칙을 지키지 않는 것이 예사였다. 심지어 많은 인파가 몰리는 대규모 집회·행사에 참가까지 했다. 이전의 일상과 똑같이 행동했다. 못된 일부 정치권은 사적 탐욕 때문에 이를 선동하고, 부추기까지 했다. 결국 경고 대로 2차 대유행이 수도권에서 시작됐다. 그리고 전국으로 확산 중이다. 대구·경북 사태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확산 속도가 빠르다. 나라가 절단나지 않을까 우려스럽다.

또 집값으로 나라가 난리다. 문재인 정부가 23번에 걸쳐 부동산대책을 내놓았다. 내놓는 부동산대책 마다 긍정적인 효과 보다는 부정적인 효과만 난다. 집값은 물가수준과 엇비슷하게 오르는 게 정상이며, 안정적이다. 그렇지만 문재인 정부의 대책은 가격을 무조건 내리는데에만 맞춰져 있다. 집값이 더 악화된다. 집값은 수급상태, 경제상황, 소득수준, 일자리, 세금, 금융, 좋은 곳에 거주하려는 욕구, 심리 등 많은 요인들이 복잡하게 얽혀져 형성된다. 그런데 세제와 금융규제만으로 집값을 해결하려고 하니 안될 수 밖에 없다. 세금을 많이 올리거나, 금융권에서 대출을 해 주지 않으면 다주택자가 더 이상 집을 사지 않고, 팔려고 내놓게 되고, 매물이 많아지면 집값이 내려간다는 단순논리로 해결하겠다는 것은 오판이고 착각이다. 지금 지방의 다주택자는 지방에 있는 집은 모두 팔고 서울에 있는 집을 사려고 한다. 서울의 다주택자 역시 서울 집은 그대로 두고, 지방의 집만 매도하려고 한다. 서울에는 매수 심리가, 지방에는 매도 심리가 더 높아졌다. 내려야 할 서울 집값은 고공행진이다. 올라야 할 지방 집값은 제자리 내지는 계속 하락이다. 악순환이다.

코로나 재창궐과 집값 난리는 메시지를 이렇게 던진다. 코로나 재창궐과 집값 난리는 인구 등 모든 재원이 서울에 집중화된 탓이라고. 인구가 밀집된 곳에 코로나는 감염과 전염 속도가 더 빠를 수 밖에 없고, 집값 역시 더 크게 오를 수 밖에 없다. 당연한 이치다. 분산되지 않으면 코로나 재창궐과 집값 폭등은 막을 수 없다고 말하고 있다. 서울 집중을 해결하지 못한 정부와 몰지각한 국민들 탓이다. 누구를 탓하랴.

정영효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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