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일상화, 행복한 삶은?
코로나19 일상화, 행복한 삶은?
  • 경남일보
  • 승인 2020.09.02 1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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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철수 (진주장애인복지센터원장)
아침에 출근해서 집에 혼자 있을 아들과 영상 통화를 한다.

“원격 수업 잘 듣고 있냐?”. “네 잘 듣고 있어요.” 라는 답을 듣고서야 전화를 끊는다. 코로나 확산으로 원격수업이 일상화하면서 생긴 새로운 모습이다.

태풍이 북상 중이라는 뉴스가 계속 나오는 중임에도 아이의 원격수업에 더 관심을 갖게 되는 것은 새로운 학교문화가 제대로 정착하고 있는지에 대한 일면 걱정이 있어서이리라. 전화를 끊고도 뭔가 허전하고 미안한 마음이 밀려오는 이유는 무엇일까?

작금의 우리는 코로나19로 아무도 경험하지 못한 힘든 시간들을 보내고 있다.

방역당국이나 의료진, 시민들은 이를 극복하기 위해 무더위를 참아가며 코로나와 사투를 벌이고 있다.

그러나 이 힘든 시기를 지나면서 코로나를 핑계로 아이들에게 배려하기 보다는 강요를 우선하지 않았는가? 라고 생각해본다.

“집에서 게임만 하지 말고, TV좀 그만보고, 공부도 좀 하고, 책도 읽고”

코로나가 시작되면서 어쩌면 아이들에게 가장 많이 한 말일 것 같다. 가끔은 라떼(기성세대가 자주 쓰는 ‘나 때는’ 을 풍자하는 표현)였으면 좋겠다 라고 생각한 적도 있다. 여기서 라떼는 TV도 정규방송만 나오고 24시 이후에는 나오지도 않고, 핸드폰이나 PC가 없을 때를 말한다.

어른인 나 자신이 코로나의 경험하지 못한 일상에 적응하느라, 더 많이 힘들고 지쳐 있을 아이들에게 조금은 소홀했던 것 같다. 어른들이 적응하고 있으니 너희들도 당연히 적응해야 된다고만 한 것 같다. 실은 나보다 아이들이 적응하기가 더 힘들었을 텐데…, 코로나에 예방수칙을 잘 지키도록 하는 것에서 벗어나 일상생활의 또 다른 영역에서도 이해보다는 행동들을 강요한 나 자신을 돌이켜 본다.

아들의 모든 행동들이 만족스럽지는 않지만 코로나 이전 보다는 조금 더 배려하는 생각을 가져 보고자 한다. 그리고 코로나의 일상에서 행복한 삶을 찾기 위한 방법도 모색해야겠다.

하루 빨리 힘든 시기가 끝났으면 하는 바람은 우리 모두의 소망이다. 그러면서 모두가 힘든 시기에 나보다 더 힘든 경험을 하고 있을 아이들과 이웃과 가족들을 되돌아 볼 수 있는 마음이 가져야할 것 같다. 이는 코로나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서로에게 격려와 응원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박철수/진주장애인복지센터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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