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 시설과 마스크, 하나로 보아라
대중 시설과 마스크, 하나로 보아라
  • 경남일보
  • 승인 2020.09.02 1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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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예빈 (경남대학보사 편집국장)
‘지하철을 이용하며 가장 민폐였던 사람은 누구입니까?’ 우리는 모르는 사람과 대중교통을 이용하며 부대낀다. ‘쩍벌남’ ‘백팩족’ ‘잡상인’은 지하철 민폐 승객을 대표하는 말이다. 대중이 이용하는 시설에서 이기적인 행동은 남들에게 폐를 끼친다. 하지만 요즘 승객들이 눈살을 찌푸리는 가장 큰 이유는 이들이 아니다. ‘마스크 미착용’ 우린 다 드러낸 얼굴을 ‘민폐’로 꼽는다.

코로나19가 발생하고 사회적으로 모든 사람이 사회적 거리두기를 실천한다. 되도록 외출을 자제하려 하지만 어쩔 수 없는 일이 종종 생긴다. 올해 초, 나는 대외활동 모임 때문에 창원에 가야 할 일이 있었다. 버스를 타니 대부분 마스크를 쓰지 않았다. ‘만약 저 사람이 감염된 사람이면 어떡하지?’라는 생각이 들며 불안해졌다. 건너편에서 기침 소리가 들리면 괜히 마스크를 눌러썼다.

대중교통 이용하며 불안해하는 사람이 늘어나자 정부는 마스크를 의무화했다. 지난 5월 26일부터 마스크 미착용자는 버스, 택시, 철도 이용이 제한됐다. 운전자는 승차를 거부할 수 있었다. 지하철은 직접 탑승 거부가 어려워 역무원이 개찰구와 승강장에서 마스크 착용을 안내했다. 하지만 승객들은 이런 요구를 잘 듣지 않는다. 마스크를 턱에 걸치거나 착용하다 벗어버리는 경우가 많아졌다. 코로나19 예방에 손을 놓으려 할 때, 광화문 집회로 재유행이 시작되었다.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가 고려되는 요즘이다. 대중교통에서 마스크 착용이 반드시 지켜져야 했다. 하지만 마스크를 착용해달라는 요구가 큰 싸움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지난 27일 부산 2호선에서 슬리퍼로 승객을 때리는 사건이 발생했다. 현장이 찍힌 영상이 여러 SNS 플랫폼을 통해 공유되었다. 영상 속 50대 남성은 신던 슬리퍼로 승객의 뺨을 가격하고 주먹까지 휘두른다. 주위 승객들이 말렸지만 그는 분을 식히지 못했다. 마스크를 착용해달라는 한마디가 그렇게 분노할 일이었을까?

코로나19가 일상 전체를 바꾸었다. 나는 이제 마스크를 쓰지 않으면 허전하다. 얼굴을 반쯤 가리고 눈만 보이는 대화도 익숙하다. 물론 여전히 답답함을 느껴질 때도 종종 있다. 그러나 이제 모두가 대중교통과 마스크를 하나로 생각해야 한다. 한 사람의 마스크 미착용은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승객 전부를 불안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나’만 보지 않고 ‘남’을 볼 줄 아는 대중시설 이용 예절을 이륙해야 한다.

박예빈(경남대학보사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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