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공항공사법 개정 반대, KAI노조가 나서라
인천공항공사법 개정 반대, KAI노조가 나서라
  • 문병기
  • 승인 2020.09.03 1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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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천 항공MRO산업이 풍전등화(風前燈火)나 다름이 없다. 씨 뿌리고 꽃을 피워 열매를 맺어야 하는데, ‘인천국제공항공사법 개정안’이란 거대한 폭풍 앞에 뿌리가 흔들리고 있다. 마음만 먹으면 못할 것이 없고, 무소불위(無所不爲)의 권력을 휘두르는 집권 여당 국회의원들이 중심이니, 이 법안이 통과되는 것은 ‘식은 죽 먹기’보다 쉬울 듯하다.

한국공항공사법에는 1등급 공항인 인천은 항공기정비업을 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런데도 이들은 법을 개정해서라도 인천에 항공MRO사업을 유치하겠다며 힘으로 밀어붙이고 있다.

이 법안이 처음 발의된 때는 지난 20대 국회에서다. 인천 출신 더불어 민주당 윤관석 의원이 대표 발의했으나 당시 여상규 법사위원장의 반대로 무산됐다. 하지만 윤 의원은 21대 국회에서 여당의 압승을 발판으로 지난 6월 19일 또다시 인천 중심의 항공 산업 발전을 위한 ‘인천국제공항공사법 일부 개정 법률안’을 대표 발의하는 집요함을 보이고 있다.

윤 의원뿐 아니라 지난달 13일에는 미래통합당 배준영 의원 등이 인천국제공항에서 항공기정비(MRO)사업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두개의 법률안이 현재 계류 중이다. 이는 여야를 막론하고 반드시 인천에 항공MRO사업을 추진하겠다는 음흉한 발톱을 드러낸 것이다.

이 법안이 통과된다면 많은 문제점이 발생할 것이다. 항공 산업의 균형발전과 국가 핵심 기반사업에 대한 중복투자로 예산 낭비를 초래할 수 있다. 한국공항공사, KAI와 정부출자 기관이 참여해 설립한 KAEMS의 경쟁력을 약화시키고, 지자체간 갈등과 혼란이 가중될 우려가 높다. 또한 사천 항공MRO 사업을 집중 육성해 국제 경쟁력을 확보해야 하는데, 경쟁력 확보는 고사하고 존립 자체를 걱정해야 할 처지가 될 것이다.

가뜩이나 코로나19 등 연이은 악재로 사천지역 항공부품제조업체들은 줄도산 위기에 처해있다. 근로자들은 정든 직장을 잃고 거리로 내몰리고 있다. 언제 공장에 기계소리가 날 지 기약 없는 기다림 속에서, 사천의 마지막 희망인 항공MRO사업마저 뒤엎으려는 이들의 의도는 시정잡배나 다름이 없다.

인천지역 국회의원들은 법령에 위배되는 줄 알면서도, 거대 여당의 힘을 등에 업고 법안을 밀어붙이려 하고 있다.

재벌개혁을 외쳐 온 현 정부의 위선과 이중성이란 민낯과 너무나 닮았다. 뭐든지 할 수 있다는 자만심에 빠진 이들이기에 서로에 대한 ‘존중과 배려’라는 것은 기대할 수 없다.

수도권과의 경쟁은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이다. 이미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이들의 폭주를 막기엔 역부족이지만, 이것마저 인천에 빼앗긴다면 사천은 물론 경남의 미래도 불투명해 진다.

이러다보니 경남이 들끓고 있다. 지역 국회의원은 물론이고 사천시와 시의회, 경남도의회와 지역상공회의소, 지역민들은 그들의 지역이기에 분개하고 있다. 경남도민 전체가 나서 반드시 저지하겠다며 연일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KAI노조는 그 어디에도 없다. 자신들과 직결되는 문제인 데도 어떤 행동도 보여주지 않고 있다. 그들은 항공 산업이 위기에 빠졌을 때도, 방산비리와 마린온 추락으로 KAI의 존립이 흔들릴 때도 지금처럼 침묵으로 일관했다. 목숨 걸고 싸워야 할 노조는 강 건너 불구경 하듯 방관했고, 그들을 대신해 울분을 토한 이는 사천시민들과 지자체, 의회, 상공회의소였다. 모두는 묻고 있다. 한번이라도 KAI노조다운 행동을 보여줄 수는 없는 걸까?

그 물음에 이제는 노조가 답할 차례이다.

 

문병기 서부취재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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