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꽃 /윤석산
육교(陸橋) 한 구석
풀꽃 한 송이
어디서 묻어와 싹이 큰 겐지
무슨 힘으로 꽃을 피웠는지
그것은 아무도 알 수 없지만
콘크리트 바닥에 꽃을 피우며
화판(花瓣) 가득 슬픈 하늘을 담으며
그가 보아 온 걸 안다
그가 참아 온 말을 나는 안다
‘인간은 말하지 말라. 말하지 말라!’
울고 싶도록 내려앉은 하늘 아래
오늘도 말이 없는
풀꽃 한 송이.
-----------------------------------------------------
갈라진 콘크리트 틈새에 뿌리를 내린 풀 꽃 무리.
타이어의 압사와 어느 청소부의 삽자루 끝에 걸려있는 생이 위태하고 처연하다,
본인의 의지와 관계없이 하필 그 날 그 시간에 어떤 작용에 의해 정착한 환경에 얼마나 할 말도 많고 비통할까.
그것을 운명이라 탓하기에는 감당할 몫이 너무 커고 본인으로서는 애닯다.
비교대상에서 탄생의 몫은 어쩔 수 없다지만 그래도 당사자에겐 불공평을 설명하기가 쉽지 않다.
인류사는 그렇게 이루워졌고 또 그렇게 갈 것이다
할말이 없는 , 할 말이 참으로 많은 풀꽃 한 송이의 사연을 듣는다.
(진주예총회장)
육교(陸橋) 한 구석
풀꽃 한 송이
어디서 묻어와 싹이 큰 겐지
무슨 힘으로 꽃을 피웠는지
그것은 아무도 알 수 없지만
콘크리트 바닥에 꽃을 피우며
화판(花瓣) 가득 슬픈 하늘을 담으며
그가 보아 온 걸 안다
그가 참아 온 말을 나는 안다
‘인간은 말하지 말라. 말하지 말라!’
울고 싶도록 내려앉은 하늘 아래
오늘도 말이 없는
풀꽃 한 송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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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라진 콘크리트 틈새에 뿌리를 내린 풀 꽃 무리.
타이어의 압사와 어느 청소부의 삽자루 끝에 걸려있는 생이 위태하고 처연하다,
본인의 의지와 관계없이 하필 그 날 그 시간에 어떤 작용에 의해 정착한 환경에 얼마나 할 말도 많고 비통할까.
그것을 운명이라 탓하기에는 감당할 몫이 너무 커고 본인으로서는 애닯다.
비교대상에서 탄생의 몫은 어쩔 수 없다지만 그래도 당사자에겐 불공평을 설명하기가 쉽지 않다.
인류사는 그렇게 이루워졌고 또 그렇게 갈 것이다
할말이 없는 , 할 말이 참으로 많은 풀꽃 한 송이의 사연을 듣는다.
(진주예총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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